의대 증원 규모 연간 386~840명…정부 측 구상 처음 나왔다
보사연, 필요한 의대 증원 규모 밝혀
의사계, 더블링 감안 단계 증원 제시

앞으로 부족할 의사 수를 메우기 위해선 2027년부터 5년 동안 연간 의대 신입생을 386~840명 사이에서 뽑아야 한다는 정부 측 구상이 나왔다. 의대 2,000명 증원을 추진했던 윤석열 정부 때와 비교하면 확 줄어든 수치다. 최종 증원 규모와 더불어 매년 같은 인원을 뽑을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늘릴지도 관건이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의사 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이르면 다음 3일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을 결론 낼 예정인 가운데 의사 단체, 환자 단체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지금까지 결론 난 사안은 현행 의대 모집 인원 3,058명에서 늘어나는 신입생은 모두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지역의사제는 학생에게 학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해당 지역에서 10년 동안 의무 복무하도록 한 제도다.
발표자로 나선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2027~2031년 5년 동안 의대 증원 필요량이 1,930~4,200명이라고 언급한 후 "이를 5년으로 나누면 연간 증원량"이라고 말했다. 연간 의대 증원 규모가 386~840명 사이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보정심이 지난해 말부터 의대 정원 논의에 들어간 후 정부 측(국책연구기관)에서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제시한 건 처음이다.
신 실장은 2037년 부족한 의사 수가 1,930~4,200명(공공의대·신설의대 배출 의사 600명 제외)이라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추계 결과를 그대로 가져왔다. 의대 교육 과정이 6년임을 감안하면 2037년 부족 의사 수만큼 2027~2031년에 의대생을 더 뽑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의대 정원, 5년 동안 차츰 늘리나

신 실장은 다만 윤석열 정부 당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 집단 휴학 여파로 24, 25학번이 같이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분을 5년 동안 균등 배분 또는 단계적 증원할지도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해야 해 증원 규모가 386~840명 사이라고 아직 확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도 더블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는 "교육 현장에선 두 학번을 가르쳐야 해 반을 쪼개고 두 번 강의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단계적 증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희 한국의학교육학회 학술이사도 "의대 교육은 이미 소그룹 중심의 고밀도 교육으로 전환했는데 학생 증가를 재정과 인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증원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의대 증원이 당장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과장은 "의사들이 의대 정원을 한 명도 늘리면 안 된다고 하면 답이 없는 것"이라며 "수가를 외과 등 필수 의료에 집중해 대학병원에서 일하면 보람, 명예가 있고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지금 논의되는 증원은 10년 뒤에나 현장에 투입될 인력인데 중증질환자에겐 결코 기다릴 수 없는 시간"이라며 "2037년 부족하다고 한 의사 수 최대치 4,800명도 환자 입장에선 모자란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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