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진압' 박진경 유공자 등록 취소되나…보훈부, 절차 하자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제주 4·3사건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검토 중인 국가보훈부가 유공자 등록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를 살펴보는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보훈부가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박 대령의 유공자 등록 때 법률이 정한 유족이 아닌 양손자가 등록을 신청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앞서 박 대령의 양손자인 박철균 예비역 육군 준장은 지난해 10월 서울보훈지청에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해 승인됐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신청은 본인이나 법률이 정한 유족인 배우자, 자녀, 부모 등만 할 수 있다.
이 외의 친척 등이 신청할 경우에는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박 대령의 경우 심의 절차 없이 등록됐다.
이와 관련해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전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자분은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며 "절차상 잘못되었기 때문에 취소하고 나서 보훈심사위원회에 다시 올리는 것도 있고, 여러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고 판단이 되면 철회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훈부 측은 현재 보훈심사위원회 개최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면서, 이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은 1948년 5월 당시 제주에 주둔하고 있던 9연대장으로 부임해 도민에 대한 강경 진압 작전을 지휘한 인물로, 4·3단체들로부터 양민 학살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고 이에 보훈부는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4·3단체들을 위주로 비판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보훈부에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권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결자해지로 책임지고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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