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경쟁률 상승이 정부 정책 효과?…이 대통령 진단에 학교 현장 ‘갸우뚱’

신소윤 기자 2026. 1. 22. 18: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약간의 성과의 신호라고 본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지방대 경쟁률 상승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진로 상담 경험이 풍부한 오창욱 광주대동고 교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령인구가 수만명 급증했으니 입시 경쟁률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를 지방대 선호 확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간의 성과의 신호라고 본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지방대 경쟁률 상승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현 정부의 ‘지방 주도 성장’이란 정책 효과가 입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하루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시각을 좀 더 직접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대 육성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기 시작한 것 같다.”

2026학년도 대학별 정시 경쟁률에 대한 정부의 이런 ‘해석’을 놓고 일선 학교의 진학 지도 교사나 입시업계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반응이 나온다. ‘통계 착시’를 정부가 과대 포장한 것이란 날 선 목소리도 있다.

실제 경쟁률 어떻게 변해왔나

22일 종로학원 자료를 보면, 비수도권 대학의 2026학년도 정시 경쟁률이 상승한 건 사실이다. ‘4.20 대 1’에서 ‘5.61 대 1’로 한해 전보다 1.4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권 대학 정시 경쟁률은 ‘6.04 대 1’에서 ‘6.01 대 1’로 소폭 내리면서 서울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의 정시 경쟁률 격차도 1.84포인트에서 0.40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정시 경쟁률 상승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22학년도(3.35 대 1)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경쟁률이 올랐다. 서울권 대학 경쟁률과의 격차 역시 같은 기간 매년 작아졌다. 지방대 경쟁률 상승과 서울권 대학과의 정시 경쟁률 축소는 올해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흐름은 아니라는 뜻이다.

수험생의 지방대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입 정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시 경쟁률’은 정시 경쟁률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 예로 2026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서울권 대학과 지방대 모두 상승했으며, 두 지역 간 경쟁률 격차도 2024학년도에 12포인트대에 올라선 이후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

황금돼지띠 영향이 크게 작용

물론 2026학년도 정시·수시에서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률 상승 폭이 예년에 견줘 큰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과 입시업계의 풀이는 정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이 꼽는 가장 큰 원인은 ‘수험생의 일시적 증가’다.

진로 상담 경험이 풍부한 오창욱 광주대동고 교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령인구가 수만명 급증했으니 입시 경쟁률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를 지방대 선호 확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입시의 주축인 고3은 이례적으로 출산율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에 태어났다. 2006년생보다 약 4만5천명이 더 많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겨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도 한해 전보다 약 3만명 더 많았다. 조국희 부산 양운고 교사(진학진로 담당)도 “재학생 수가 많아 각 대학들이 수시 모집에서 모집인원을 모두 채우면서 정시로 이월된 모집인원이 한해 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불수능’과 ‘취업난’에 주목한 의견도 나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연구소장은 “불수능 영향으로 일단 하나는 꼭 붙어야 한다는 안정 지원의 경향이 이번 입시에서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 대학 졸업생도 취업난에 시달리는 현실에 주목한 지역 학생들이 서울권 대학보다 거점 국립대가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