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인범 영화의전당 대표 “제 특기인 ‘축제 DNA’ 이식하는 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김희돈 2026. 1.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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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축제 열리는 놀이터’ 목표
12월 '크리스마스 빌리지' 성공 개최
공공기관장 상업광고 출연 논란 정리
“시민의 전당으로 사랑받기 위해 노력”

“안녕하십니까? 영화의전당 대표이사 겸 홍보대사 고인범입니다.”

그는 마이크를 들 때마다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연극인에서 시작해 영화배우, 탤런트, 방송 리포터에 이어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 집행위원장을 지낸 그가 영화의전당 대표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사실 영화의전당 존재 자체를 잘 모르더라고요. 알아도 부산국제영화제(BIFF) 행사장으로만 알고 있는 분들도 많고요.” 고인범 대표가 생각하는 영화의전당은 ‘사시사철 축제가 멈추지 않는 놀이터’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9~10월이 지나면 잊히는 공간. 그는 영화 기획전 개최와 몇몇 공연 유치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 대표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축제 DNA’를 영화의전당에 이식하는 데 1년을 꼬박 쏟아부었다. 지난해 1월 취임하자마자 추진한 사업이 겨울 축제를 유치하는 것이었다. 맥주 축제를 비롯해 연극제, 무용제, 합창제에 이어 BIFF까지 봄부터 쉼 없이 달려온 영화의전당 축제는 가을로 사실상 끝이 났다. 고 대표는 (주)푸드트래블과 손잡고 야외 광장에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27일부터 20일간 열린 축제는 45만 명이 방문하는 ‘대박’이 났다.

한숨 돌릴 만한 연초에도 그는 또 다른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겨울철 공연 장소가 없어 힘들어하는 거리극을 영화의전당에서 펼쳐 보이는 건 어떨까 싶어서 생각 중입니다.” 생각 중이라는 말과 달리 일본을 포함해 부산과 경남북의 공연 단체 섭외까지 마무리했다.

‘이(2)월 상품: 공연 대방출’로 이름 지은 축제는 마임과 마술, 서커스 등 거리극 공연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안에서 선보이는 행사다. 800석 규모의 대형극장은 무대를 둘러싸는 200석 규모의 블랙박스형 소극장으로 변신한다. 연기자와 관객이 눈을 마주하며 ‘얼씨구~’ 한바탕 놀이마당을 펼치는 방식이다. 축제는 새봄을 앞둔 2월 마지막 주 금·토·일요일 열린다.

고인범 대표는 ‘축제 전문가’라는 평가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BIFF 전용관이라는 영화의전당 본연의 역할에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마침, 취임 첫해인 지난해 BIFF는 30회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져 나라 안팎의 관심이 상당했다.

“사실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출장 때 영화는 한 편도 안 봤습니다.” ‘부끄럽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한편으론 자랑처럼 들리기도 했다. 고 대표는 대신 개·폐막식이 열리는 뤼미에르극장을 중심으로 칸 상영관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출장을 마쳤다고 한다. 그의 노력은 영화제가 끝난 후 BIFF 집행위원장의 감사 인사로 보상받았다. “대표님, 내년 영화제도 올해처럼만 해 주십시오.”

“역시 연기자 출신은 다르네!” 고인범 대표를 만나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다. 특유의 친화력은 부산의 영상·영화·문화 기관들의 화합을 이끌었다. 기관장끼리는 물론이고, 데면데면하던 직원들도 웃으며 인사하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이는 성과로도 이어져, 올 6월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축제 한마당 ‘2026 KoCACA아트페스티벌’ 유치에 힘을 발휘했다. 6월 8일부터 나흘간 전국에서 몰려든 1만 명의 문화예술인이 부산에서 공연 예술 교류의 장을 펼친다.

고 대표는 영화의전당 개관 15년이 된 올해, 공간 내실화라는 ‘묵은 과제’에도 손을 댈 생각이다. BIFF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죽은 공간’이던 비프힐 1층 로비를 상설 전시장으로 꾸미고, 건물 바깥에 흉물처럼 방치된 디지털정보화부스는 철거를 추진한다. 본관 격인 시네마운틴 6층 라운지는 조명 교체를 통해 편안한 교류의 장으로 업그레이드한다.

마지막으로 고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상업광고 출연 문제는 깨끗이 정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기관장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개인적으로도 신경 쓰였던 문제가 해결된 만큼, 2년 차 임기에는 영화의전당이 진정한 시민의 전당으로 사랑받기 위해 더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