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교육감 “행정통합 전제는 교육자치·재정 독립” 한목소리
교육재정 보전·조직권 강화·운영 자율성 확대 핵심 쟁점 부상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숨 가쁜 일정에 돌입하면서 교육 분야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북과 대구 교육감은 22일 긴급 회동을 갖고 교육통합에 따른 재정 확보와 교육자치 조직권 강화, 교육운영 자율권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두 교육감은 교육자치의 독립성과 교육재정의 자주성은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교육지원청에서 만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교육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논의했다. 양측은 교육이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독립된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행정통합 논의 속에서도 교육자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이번 회동은 정부가 광역 행정통합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대규모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대구·경북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마련됐다. 통합 논의가 정치·행정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자 교육계가 제도 설계 단계부터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종식 교육감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통합이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통합 특별법이 하나로 정리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교육자치와 인사·행정의 독립성이 법에 분명히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통합이 속도 위주로 추진되면서 교육이 소외될 수 있다"며 "교육감 선출 문제까지 일반 행정 논리에 포함될 경우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은희 교육감도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계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회를 방문해 행정통합 논의에 교육이 연결되지 않는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했다"며 "통합은 추진하되 교육자치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교육감은 특히 교육재정 문제를 통합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통합특별시 출범 과정에서 세율 감면이나 조정이 이뤄질 경우 지방교육재정에서 법정전입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에 대한 특례를 두고 감소분을 국가가 보전하는 장치를 특별법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통합특별교부금 신설 등 별도의 교육 재정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
교육자치 조직권 강화 역시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두 교육감은 교육청이 자체 감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독립적 감사권을 보장하고 차관급 부교육감 1명을 포함해 부교육감 3명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행정통합 이후에도 교육 행정이 일반 행정에 종속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교육운영 자율권 확대와 관련해서는 정부 권한의 대폭적인 이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교원 정원과 신규 채용 교원 자격 기준, 교육과정 운영, 학교 설치·운영 등에 특례를 두어 통합특별시 교육자치의 실질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간·학교 간 학습 여건 격차 해소와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지원 방안도 공통 과제로 논의됐다.
강 교육감은 "행정통합 논의에 따른 교육행정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학교 교육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오는 26일부터 가동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TF에 양 교육청이 직접 참여해 교육 분야 요구사항이 특별법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도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이 충분히 존중되도록 시·도 교육청 간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오는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속도를 내는 가운데 통합 교육자치 체계 설계와 교육감 선출 방식, 교육재정 특례가 특별법 논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