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R&BD 자회사 잇달아 설립... 유한양행도 가세하나

유한양행이 최근 '연구 및 사업개발(R&BD)' 전문 자회사 '뉴코(New Co)'를 설립해 공격적인 혁신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앞서 이뤄진 종근당과 동아쏘시오그룹 등 주요 제약사들의 R&BD 담당 자회사 설립 대열에 유한양행도 합류할 지 주목되고 있다.
유한양행, '뉴코' 설립 추진…"확정된 것은 아니다"
유한양행은 지난 21일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자 대상 'R&D 데이'에서 미국 법인인 유한USA를 중심으로 뉴코 설립을 추진해 글로벌 R&BD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뉴코는 '뉴 컴퍼니(New Company)'의 줄임말이다.
유한양행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뉴코가 모회사로부터 △지속형 알레르기치료제 '레시게르셉트(프로젝트명 YH35324·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지속형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임상 1상 진입 준비)', 만성신장질환 치료제 'YHC1102(전임상)' 등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받아 사업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고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언급된 뉴코는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이뮨온시아와 두 가지 관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이 2016년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합작해 설립한 다음, 추가 지분 매수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반면 뉴코는 유한양행이 독립적으로 설립하게 될 예정이다. 또 이뮨온시아가 국내에서 면역항암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인 'IMC-001(한국 임상 2상 완료)'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뉴코는 글로벌 BD와 파트너십, 기술수출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뉴코 설립은 개발 전략에 있어 하나의 가능성으로 얘기되는 단계이며 관련 구상이 행사에서 짧게 언급됐다"며 "아직 구체적인 설립 계획을 논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자체 발굴한 게 아닌 타사로부터 수혈한 물질인 'YH35324' 같은 물질이 뉴코로 넘어갈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R&D나 BD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YH35324는 유한양행이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기술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매출 구조 개선?…R&BD 자회사 설립은 선택 아닌 필수"
그럼에도 여러 전통 제약사가 특정 기술이나 신약 파이프라인 등의 R&D 자산을 신규 자회사에 넘긴 뒤, 해당 자산의 임상개발 또는 기술수출 등에 초점을 맞춰 사업 성과를 앞당기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테면 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인 동아ST는 미국 내 신약개발을 위해 2022년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뉴로보)를 설립했다. 뉴로보의 사명은 2024년 '메타비아(MetaVia)'로 변경됐으며 비만 치료제 'DA-1726(글로벌 임상 1상 진행)'과 MASH 치료제 'DA-1241'(글로벌 임상 2상 진행) 등의 상업화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2025년 반기보고서 기준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 등이 메타비아 지분을 각각 39%와 41.31%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도 지난해 10월 R&BD 부문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첼라'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 자회사는 물질 발굴 이후 단계인 상업화 개발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로 사업에 임한다고 종근당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첼라는 △콜레스테롤 전이 단백질(CETP) 저해제 'CKD-508'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작용제 'CKD-514'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 'CKD-513' 등 3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플랫폼이나 연구 또는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이 조(兆) 단위 기술수출을 창출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매년 4~5건씩 축적되고 있다"며 "전통 제약사도 기존 의약품 중심 매출 구조의 체질 개선을 위해 연구 자산에만 집중하는 전문 자회사를 통해 의사 결정 구조를 간소화하고 발 빠른 대응이 이뤄지도록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호 기자 (tw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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