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는 ‘ESS’, 건설은 ‘원전’···불장 소외주들, 사업 전환해 반등 시도

최동훈 기자 2026. 1. 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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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2차전지 TOP10 지수, KRX 건설 등 최근 한 달 간 주가 상승
이차전지, AI 붐 편승해 ESS 사업 성과 확대 추진
현대건설·대우건설도 글로벌 원전 수주 성과
기존 사업 성과로 역량 인정받아 성장기회 발굴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이차전지, 건설 등 업종 종목들이 업황 부진으로 인해 최근 국내 증시 급등세에서 소외받는 가운데 사업 전환으로 반등을 시도한다. 이차전지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건설 업계는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중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건설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종합한 지수인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와 'KRX 건설'은 최근 한 달 간 상승폭을 보였다.
이차전지, 건설 주가지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날 종가 기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1개월 전인 작년 12월 19일 3144.85에 비해 418.04p(13.29%) 상승한 3562.8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RX 건설도 820.60에서 197.94(24.12%) 오른 1018.54를 나타냈다.

올해 각 지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작년 업종별 부정적인 이슈로 인해 큰 변동폭을 나타낸 것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종목들은 작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전기차 구매 세제혜택 폐지, 글로벌 배출 규제 완화 기조 등으로 인해 위축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사업 침체를 겪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분야 매출 비중이 80~90%로 대부분 비중을 차지해 시장 침체의 악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은 작년 가계 대출 규제 강화, 주택 신규 공급 부족 등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본업인 주택 분야에서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유가 하락세로 인해 건설사들의 원유 중심 플랜트 수주 성과도 줄었다. 같은 해 미국 정부가 원전 용량 확대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원전 수요 증가세가 나타나 건설업 종목들이 수혜주로 떠올랐지만, 종목간 온도차가 존재해 주가 지수 상승폭도 제한됐단 분석이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삼성SDI의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2.0. / 사진=삼성SDI

◇ 삼성SDI, AI 데이터센터 붐 수혜 예상···현대건설은 원전 수주 낭보

올해 지수별 주요 구성 종목들의 주가는 작년 부진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의 구성 종목 중 삼성SDI, 에코프로가 해당 기간 큰 상승폭을 보였다. 주도주인 LG에너지솔루션도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 1.28% 상승한 39만4500원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들은 기존 사업 분야에서 과거 창출했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롭게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단 공통점을 보인다.

삼성SDI는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붐이 이어지는 가운데, ESS 사업 성과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SS는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핵심 시설로 꼽힌다. 삼성SDI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에선 삼성SDI의 ESS 사업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51%나 증가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거대 ESS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 이력, 시설투자 등을 기반으로 인정받은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토대로 사업 성과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도 미국에서 전력 품질 개선, 데이터센터 부하 조정 대응을 위한 ESS 설치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배터리가 안보 자산으로 다뤄질 것"이라며 "이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실적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왼쪽)와 메수트 우즈만 페르미 뉴클리어 대표가 작년 10월 24일 서울 종로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현대건설

KRX 건설 구성 종목 중에선 현대건설(51.20%), 한전기술(50.81%), 대우건설(29.06%)이 크게 상승했다. 각 종목은 글로벌 원전 사업에 참여하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현대건설은 작년 6월 미국 메타(구 페이스북)의 원전 전력 20년 장기계약과 이달 테라파워, 오클로의 소형 원자로(SMR) 투자 소식 등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작년 2월 미국 에너지 기업 홀텍(Holtec)과 추진 중인 미국 팰리세이드 소재 SMR 2기 신설 사업은 이번 1분기 중 착공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 개발사 페르미(FERMI),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와 각각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하는 등 낭보가 이어진 점도 현대건설 주가를 밀어올린 호재로 지목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9년 한국전력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최근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원전 사업이 건설사들의 중장기적인 수주 물량과 매출, 수익성 확대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상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기존 UAE 바라카 원전을 통해 축적한 트랙 레코드는 국내 건설사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수주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원전 수주 성과가 지속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무벡스 직원이 인천 청라R&D센터에서 무인운반차(AGV)를 검수하고 있다. / 사진=현대무벡스

◇ 현대무벡스·에코프로비엠, 로보틱스 분야서 성장 기회 모색

이차전지, 건설 관련주 중 ESS나 원전 외 다른 분야에서 사업 성과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종목도 존재한다. 주요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최근 급부상한 로보틱스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찾았다. 주요 종목으로 현대무벡스, 에코프로비엠이 꼽힌다. 두 종목의 주가는 최근 한 달 간 각각 187.35%, 3.29%씩 상승했다.

건설업 종목인 현대무벡스는 로보틱스 관련주로 최근 떠올랐다. 현대무벡스는 물류 자동화 솔루션과 승강장 안전문, 홈네트워크 등 건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기존 제품군 중 하나인 무인운반차(AGV)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로보틱스 솔루션 개발에 뛰어들어 주목받는 중이다. 현대무벡스는 이달초 미국에서 개최된 CES 2026을 계기로 증시에서 각광받는 로보틱스 관련주로 분류돼 건설주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양극재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도 최근 로봇용 배터리 시장의 관련주로 묶여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당초 전기차 탑재 용도로 개발해온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와 고체 전해질로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세엔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로봇 관련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값비싼 전고체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낮은 B2B 제품인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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