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진숙 방통위서 임명 의결한 KBS 이사 7명 임명 취소”

옛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로 한국방송(KBS)의 새 이사들을 추천한 것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22일 한국방송 이사 5명(조숙현·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임 이사 임명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2024년 7월31일 취임 당일 김태규 당시 상임위원과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방송 이사 11명 중 7명을 여권 몫으로 추천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들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에 조 이사 등은 ‘2인 체제 방통위’에서 한국방송 이사 임명을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이 방통위를 합의제로 규정하며 (구성에) 여러 규정을 두는 이유는 다양성 보장을 핵심 가치로 하는 방송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재적위원이 2인뿐일 경우 1인이 반대하면 의결이 불가능해지므로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개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오로지 일치된 의견으로만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되는바,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통위가 2인의 위원으로 한국방송 이사를 추천·의결한 것은 위법하며, 대통령의 임명 처분에도 취소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 방문진 전현직 이사 2명(김기중·박선아)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방문진 신임 이사 임명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해서는 “2025년 8월28일 같은 처분을 다투는 다른 사건이 있었고 임명을 취소하는 판결 선고가 있었다”며 각하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2024년 7월31일 2인 체제에서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6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에 당시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한 송요훈 전 아리랑국제방송 본부장 등이 방통위를 상대로 이사 임명 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8월28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인 한국방송 전현직 이사들은 이날 선고에 대해 “이번 판결로 방통위의 이진숙·김태규 상임위원 2인 체제가 기습적으로 의결한 한국방송, 문화방송 이사 선임은 어떤 정당성도 갖추지 못했음이 확인됐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공영방송 정상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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