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도 계산한다…저당·제로 간식이 대세
건강 소비 확산에 기능식품도 15.8%↑
샐러드·단백질바·닭가슴살 등 강세
빵·아이스크림까지 제품 라인업 확대

"달콤한 건 포기 못하지만, 당은 줄이고 싶어요."
달콤함은 즐기되, 당은 줄이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자기관리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간식 시장의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제로 음료 중심이던 '저당·제로' 소비가 과자와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 간식 전반으로 번지며 일상형 소비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실제 유통 채널에서도 저당·제로 제품군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는 건강을 챙기면서도 맛과 만족감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헬시플레저' 소비가 올해 간식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설탕' '저당' '제로슈거' 등 표시가 붙은 제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선택 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매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5.8% 늘었고, 저당·제로 슈거 제품군 매출은 20.4% 증가했다.
'자기관리 먹거리'로 분류되는 품목들도 성장세가 뚜렷했다. 샐러드는 19.7%, 단백질 바는 17.2%, 구운란은 15.9%, 닭가슴살은 13.5%, 단백질 음료는 10.9% 각각 신장하며 새해 결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 끼 식사뿐 아니라 간식과 디저트 선택에서도 '건강한 대체재'를 찾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저당·제로 소비는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한 '참는 소비'에서 벗어나 건강 습관을 일상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2030 세대는 칼로리보다 당 함량을 먼저 확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맛은 포기하지 않되 부담은 줄이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저당·제로 제품이 특수 목적 상품이 아니라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일상형 간식'으로 이동하면서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혈당 관리' '저당 레시피' 같은 키워드가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더 세분화되는 흐름도 나타난다. 일부 소비자는 설탕뿐 아니라 탄수화물, 원재료, 단백질 함량까지 함께 따지며 '성분 기반 소비'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소비자들의 체감도 비슷하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수지(35) 씨는 "회사에서 간식을 자주 먹다 보니 당 섭취가 신경 쓰여 저당 제품을 찾게 됐다"며 "처음엔 제로 음료로 시작했는데, 요즘은 과자나 디저트도 저당 제품을 고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끊기보다는 부담을 줄이면서 즐기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장인 박두현모(42) 씨는 "야근할 때 간식을 먹어도 예전처럼 죄책감이 덜한 제품을 찾게 된다"며 "저당 제품은 가격이 조금 높아도 꾸준히 사게 된다"고 말했다.
자영업 현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광주 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1) 씨는 "예전엔 디저트는 달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저당 옵션이 있나요'라고 묻는 손님이 늘었다"며 "특히 20~30대 고객이 원재료나 영양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맛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부담을 줄인 제품을 찾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저당'이라는 단어가 단순 유행이 아니라, 고객의 선택을 좌우하는 구매 기준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저당 빵과 단백질 간식, 제로 아이스크림 등 관련 상품을 강화하며 '헬시플레저' 소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형 유통채널 역시 저당·제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활용해 가격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병행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저당·제로 제품의 구매 장벽을 낮추기 위해 소용량 구성, 1+1 행사, 묶음 할인 등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으며, '맛·가격·성분'을 동시에 잡는 상품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는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당·제로 제품은 선택지가 적고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품군이 다양해지고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소비층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한 단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저당·제로 소비 확산이 단기 유행이 아니라 '소비 기준의 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새해를 기점으로 운동과 식단관리로 대표되는 자기관리 소비가 강화되는 가운데, 간식 시장에서도 '참는 소비'가 아닌 '관리하는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달콤함을 즐기되 부담은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유통가 상품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 저당·제로는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간식 소비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