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도 ‘인재 혁명’, 상아탑 넘어 AI 산업 심장으로

정우주 2026. 1. 22. 17: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우주(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
정우주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파고 속에서 도시의 경쟁력은 건물이 아닌 '사람'에서 나온다. 기술이 산업의 핵심인 AI 분야에서 인재는 도시의 생존과 직결된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와 전남이 보유한 대학은 우리가 가진 무엇보다 강력하고 든든한 기초 자산이다. 이 풍부한 교육 자원이 산업 현장의 열기와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호남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AI 혁신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역사 또한 한 명의 선구적인 스승과 그를 믿고 도전한 제자들의 '연결'에서 시작되었다. 스탠퍼드 대학교는 프레드 터먼 공과대학장의 노력 덕분에 대학을 상아탑에 가두지 않고 제자들의 창업을 독려하며 대학 부지를 터전으로 내주었다. 이것이 글로벌 빅테크 'HP'의 시작이자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원형이 되었다.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가 창업하고 성장하고 EXIT하며 다시 대학에 재투자하고 창업을 독려하는 선순한구조가 마련되게 된 것이다. 이제 호남도 수많은 대학이 각자의 울타리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AI 공유 캠퍼스'로 묶이는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혁신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영토 확장'이다. 특정 대학의 소속이라는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지역내 30여개가 넘는 대학의 우수한 교육 자원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A대학의 인공지능 기초 강의를 듣는 학생이 B대학의 딥러닝 심화 연구에 참여하고, C대학의 비즈니스 모델링 워크숍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는 모델이다. 학생들이 대학 간 경계를 넘어 서로의 지식을 나누고 공동 연구를 수행할 때, 광주 전체는 거대한 '지식의 용광로'가 되어 폭발적인 혁신 시너지를 낼 것이다.

동시에 대학의 연구는 '실제 산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단순히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에서 작동하는 기술이 대학에서 탄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와 연구진이 산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교수가 기술 고문이나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가 될 때, 대학이 보유한 수많은 지식재산권(IP)은 비로소 경제적 가치로 치환될 수 있다.

또한, 캠퍼스는 그 자체로 활발한 창업의 실험실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취업을 넘어 창업을 꿈꿀 수 있도록 캠퍼스 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투자 재원과 행정적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최근 논의되는 국부펀드와 같은 담대한 자본이 이러한 대학발 스타트업들의 든든한 마중물이 되어준다면 청년들의 도전은 더욱 거침없어질 것이다.

결국 이 모든 노력의 종착지는 '인재가 남아있게 만드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교육받은 청년들이 졸업 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호남에 그들의 미래를 걸 만한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상아탑 속의 지혜가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과 만날 때,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날 것이다. 30여 개의 대학이 하나의 이름으로 뭉쳐 인재를 배출하고, 그 인재들이 다시 지역 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미래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우리는 그 희망의 역사를 이제 함께 써 내려가야 한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