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5·18 유족,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 안돼”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6. 1.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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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손해배상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관련자의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 상고심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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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보상금 지급 이후
2021년에야 헌재 ‘위헌’ 판결
대법 “국가가 보상 혼란 초래”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손해배상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21년 헌법재판소가 관련 판결을 내놓기까지 유족들이 실질적으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효를 문제삼아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관련자의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 상고심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올해 첫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다.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이나 판례를 변경해야 할 때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참여해 선고하는 방식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유족들의 위자료 청구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시효가 다했는지 여부였다.

5·18 관련자와 유족들은 1990년대 광주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으면서 화해간주조항을 체결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입은 피해에 대해 별도의 국가배상을 제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2021년 5월 헌법재판소는 ‘정신적 손해’까지 화해가 성립됐다고 간주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으로 한다. 정부는 이 조항을 들어 유족들이 보상금 지급 결정이 이뤄진 때부터 3년이 이미 지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1심은 ‘유족들은 위자료를 청구하기에 앞서 화해간주조항의 위헌을 가려야 하는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유족들의 손해에는 화해간주조항의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위자료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관 11명은 다수의견을 통해 “민법상 소멸시효 기산점의 궁극적 판단 기준은 권리 행사의 합리적인 기대 가능성”이라며 “5·18 관련자 가족들은 화해간주조항 위헌결정일인 2021년 5월 27일까지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이 상황은 국가가 뒤늦게 보상 법령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보상의 대상과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보상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려고 하면서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오경미 대법관은 다수의견의 결론에 동의하면서도 “국가인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며 “이와 같이 보아야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을 총체적으로 구제할 수 있다”고 별개의견을 냈다.

반면 반대의견을 낸 노태악 대법관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의 고통은 충분한 배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위자료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이들에 대한 구제는 입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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