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출신 최익봉 예비역 중장, 군·민간 안전관리 경험 담은 회고록 출간
군 작전과 민간 공사 현장의 공통 구조와 차이점 조명

군 작전과 대형 민간 건설 현장은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안전을 유지하는 방식에는 공통된 구조가 존재한다.
전쟁과 전후 재건 현장을 모두 거친 한 군 지휘관은 이 차이와 공통점을 현장 기록으로 정리했다.
의성 출신으로 특전사령관을 지낸 최익봉 예비역 육군중장은 최근 회고록 격동의 모래언덕을 펴냈다.
이 책은 이라크 파병 당시의 군 작전 경험과 전역 이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수행한 보안 관리 경험을 함께 담고 있다.
최 전 사령관은 현역 시절인 2004년, 이라크 평화재건 임무를 위해 다국적군사령부 한국군 협조단장으로 선발돼 바그다드에 주둔하며 작전에 참여했다.
당시 이라크는 아랍과 쿠르드 등 다양한 민족 구성과 시아파·수니파 종파 갈등이 중첩된 상황에서 다국적군 주둔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졌고, 박격포와 로켓포, 급조 폭발물 공격이 반복되는 준전시 환경이었다.
18일 책에 따르면 이 시기 군 작전에서의 안전 관리는 시설 내부 방호, 병력과 장비 이동의 안전 유지, 작전 영향 지역 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지역 지도자와의 협의, 정보 수집, 군사적 대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 속에서 안전이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2006년에는 자이툰부대 민사여단장으로 이라크 북부 아르빌 지역에 파병돼 평화재건과 사회 안정화 작전에 참여했다.
대규모 병력 이동과 민사 작전 수행 과정에서 사전 계획과 현장 판단의 중요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전역 이후 최 전 사령관은 이라크 비스마야 10만 호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서 보안총괄본부장을 맡아 민간 재건 현장의 안전 관리를 총괄했다.
이 시기 이라크는 이라크자유작전(OIF) 종료 이후 치안이 일정 부분 회복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정파와 종파 간 갈등이 여전히 존재했다.
신도시 건설을 둘러싼 이해관계 속에서 공사 현장은 간헐적인 위협에 노출됐고, 출입 차량과 장비를 대상으로 한 보안 검색 체계가 상시 운영됐다.
책은 군 작전과 민간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가 기본 구조에서는 유사하지만, 실행 수단에서는 차이를 보였다고 정리한다.
군은 무기와 감시·타격 수단을 직접 운용할 수 있었던 반면, 민간 현장에서는 주관 정부의 군과 경찰 역량을 협조해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공사 현장에는 이라크 현지인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인도, 터키 등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 약 2만 명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안전 관리는 외부 위협 차단뿐 아니라, 근로자 간 갈등을 완화하고 현장 질서를 유지하는 문제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주변 위험 지역과의 관계 관리 역시 중요한 요소로 다뤄졌다.
회고록에는 사전 준비가 결과를 좌우한 사례도 소개된다.
자이툰부대 본진이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북부 아르빌까지 약 1200㎞를 이동하던 당시, 예상 경로를 피한 우회 이동 전략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한 경험이다.
대규모 인력과 장비 이동에서 준비 단계의 판단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정리돼 있다.
최 전 사령관은 책을 통해 "군 작전이든 민간 현장이든 안전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설계된 구조와 준비 위에서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격동의 모래언덕'은 전쟁기 바그다드 작전 현장부터 전후 신도시 재건 현장까지 이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안전 관리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차분하게 기록한 회고록이다.
군과 민간을 가로지르는 현장 경험을 통해 '안전'이라는 공통 과제가 어떤 조건과 체계 속에서 유지되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