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병리 저장공간 문제 해결 AI 압축기술 개발
진단 중요도 낮은 영역 고도 압축 및 품질 유지…이미지 용량 최대 90% 감소

서울성모병원(원장 이지열)은 최근 병리과 이성학 교수<사진>팀(고대안암병원 병리과 안상정 교수·펜실베니아대학교 생물통계학과 이종현 박사)이 AI 기반 적응형 압축 프레임워크인 아다슬라이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최근 이미지 스캔 기반의 디지털 병리 진단 시스템이 임상 전반에 확대되며 이를 도입한 병원에서는 환자 한 명당 약 3~4GB, 매년 수백 TB의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 막대한 저장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히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보관된 이미지를 재판독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판독 품질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용량을 감소시키는 압축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는 것.
이에 교수팀은 전체 슬라이드를 압축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한 슬라이드 내에서도 단위 영역별로 다르게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압축 플랫폼 '아다슬라이드'를 개발했다.
플랫폼은 암세포가 밀집해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영역은 원본 화질을 보존하고, 지방 조직이나 빈 배경처럼 진단적 중요도가 낮은 영역은 고배율로 압축하는 방식으로 학습된 AI으로 이미지를 자동 처리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이를 통해 병리 이미지 내에서 진단적 가치가 높은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 간의 '정보 불균형'을 적절히 처리한다면 중요한 진단 부위의 이미지 품질저하를 최소화하면서도 용량 효율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구체적으로 31개 암종을 포함한 '판캔서' 데이터셋의 약 180만 개 패널 이미지를 활용해 학습된 '압축 결정 에이전트'는 이미지 내의 각 영역을 분석해 압축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며, 압축된 이미지는 이후 '기초 이미지 복원기'를 통해 분석 가능한 수준으로 복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성능 검증을 위해 13개의 다양한 병리 진단 과제(분류 및 분할)를 시행했으며, 그 결과 원본 이미지 대비 저장 용량을 65%에서 최대 90%까지 줄이면서도 진단 성능은 원본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 플랫폼은 기존의 균일 압축 방식이 세포 경계를 불분명하게 만들어 분석을 어렵게 했던 것과 달리, 정보 손실을 최소화해 정밀한 분석을 가능케 했다.
더 나아가 병리 전문의 5명이 참여한 시각적 튜링 테스트에서도 원본 이미지와 아다슬라이드로 복원된 이미지를 구별해낸 비율은 56%에 그쳤을 뿐 아니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숙련된 전문의도 육안으로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의 품질을 나타냈다.
이성학 교수는 "진단적으로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적으로 보존하는 기술은 의료 데이터의 '의미 기반 관리'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접근"이라며 "향후 대규모 병리 AI 학습 데이터 구축과 국제 공동연구 환경에서도 실질적인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정 교수는 "디지털 병리의 확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데이터 저장 비용 문제를 진단 정확도 저하 없이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향후 이 기술이 병원의 의료 데이터 관리 효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F: 15.7)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