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민주-조국혁신당 전격 합당 추진…지방선거 앞두고 던진 정청래 승부수 통할까

이영란 기자 2026. 1. 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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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서 전격적인 '합당'이 추진되며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공식 합당을 제안하고, 조국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뜻을 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지방선거 판도와 진보진영 재편을 둘러싼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정청래 합당 요구에 조국 "선거용 결정 못 해"

정청래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22대 총선은 따로 치렀고,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선은 같이 치렀다"며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고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를 함께 극복해온 만큼, 이번 6·3 지방선거도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지방선거의 승리가 시대정신이며, 민주당과 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다르지 않다"며 "6·3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지방권력 탈환을 위해 호남·수도권 등에서 표 분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합당 제안의 배경으로 읽힌다.​

이에 조국 대표는 같은 날 전북 전주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갑작스럽지만 제안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최고위원들과 함께 숙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비전을 접고 선거용으로만 무엇을 하겠다고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지시했다. 합당 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조국혁신당이 쌓아온 '민주당과 다른 진보정당'이란 이미지를 한 번에 포기하긴 어렵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청와대 "사전 논의 없어"…정권·여당 선 긋기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와 관련, "양당의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며 "양당 간의 논의가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홍 수석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로부터 공식 발표 이전에 미리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락받은 시점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회에서 논의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을 뿐, 사전에 특별히 논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그간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도 "국회 논의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정확히 아는 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은 민주당 최고위에서도 합당 제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권 차원에서 여당 내부 갈등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호남·수도권 변수…정청래 리더십 시험대

양당의 합당 논의는 무엇보다 호남지역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은 그간 호남을 집중 공략하며 "큰아들(민주당)만 밀어줘선 안 된다"는 메시지로 민주당의 지역 독점구조에 도전해 왔다. "호남 모든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던 만큼, 합당이 성사될 경우 호남에서 예정됐던 '민주당 대 조국혁신당' 전면 승부는 상당 부분 봉합되면서 진보진영 단일후보 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조국 대표 개인의 인지도와 혁신당 브랜드가 민주당과 결합할 경우, 국민의힘과의 박빙 지역에서 진보진영의 표 결집효과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합당 제안은 민주당 내부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한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오후 조국 대표를 직접 만나 합당 제안을 사전에 설명했고,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으로 전격 공개했다. 일부에선 최고위원·중앙위원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중대 사안을 독단 처리했다는 불만과 더불어, 합당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전언이다.​

이미 민주당은 최고위원 선거를 둘러싼 계파 갈등과 공천룰 논쟁, '1인 1표제'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가 갑작스런 조국혁신당 합당 카드를 내걸면서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다. 당내 일각에선 "호남·수도권에서의 선거 이득과 당내 권력 재편효과를 동시에 노린 다층 포석"이라는 평가와 "조국 리스크를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카드'가 진보진영 단일대오를 향한 묘수로 남을지, 또 다른 갈등의 기폭제가 될지는 조만간 시작될 양당 내부 논의와 호남·수도권 민심의 향배에 달려 있다"고 귀띔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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