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균의 역지사지]대구경북 행정통합, 더 이상 지체 안돼

최미화 기자 2026. 1. 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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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정통합 논의에 불이 붙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행정통합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지역이 가는 길을 지켜만 볼 것인가?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도 지금이야말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적기라면서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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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통합을 통한 지역 발전론은 원래 TK 발상
대구경북 주춤한 사이, 타 시·도 치고나가
광주전남, 대전충남 광역 통합 강하게 밀고 있어
4년간 20조 지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 부여
오창균(전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다시 행정통합 논의에 불이 붙었다. 부산·경남이 주민의 뜻을 모으는 중이고, 대전·충남에서도 이번 지방선거 전에 일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광주와 전남까지 상당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하니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먼저 광역 단위 행정통합을 추진했던 대구경북이 주춤한 사이에 다른 시·도가 아주 강하게 치고나가는 모양새다.

시·도 행정통합 얘기는 민선 6∼7기 때부터 나왔다. 지역이 당면한 위기 상황과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선택해야 할 정책과제의 하나로 떠올랐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행정통합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시·도민이 찬반 양쪽으로 갈라져 논쟁을 벌였다. 민선 8기에는 다소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쳤다. 홍준표 대구시장 임기 초반 들어 통합 반대 입장을 보이는 바람에 사실상 무산되는 듯했으나 점차 생각을 바꾸면서 다시 추동력을 얻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윤석열 정부의 지원 약속도 받았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주요 쟁점에서 합의 도출을 망설이고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홍준표 시장 사퇴, 새 정부 출범 등 정치 급변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행정통합 엔진은 식어버렸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특별법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각자의 길을 가는 사이에 타 지역은 다른 선택을 했다. 부산·경남은 점차 이견을 좁히면서 통합을 모색해 왔다. 꾸준히 토론하고 상호 공감대를 넓혔다. 근래에는 시도민의 절반 이상이 행정통합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여론 변화에 따라 부산·경남 정치권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전략에 가장 발 빠르게 호응하면서 중요한 목표인 행정통합을 향해 가는 중이다. 최근 양측은 각각 행정통합추진기획단을 출범시키고, 통합이 막연하게 연기만 피워 대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준비와 실행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지역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대전시와 충청남도의 경우도 진행 상황이 비슷하다. 양 시·도는 행정통합 추진을 공동 선언했고 시·도의회 동의를 받았다. 시도지사는 정치적 유불리와 관계없이 오로지 지역의 미래만 생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중대한 변수가 생겼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역 단위 행정통합에 대한 정부의 특례안을 발표했다. 시·도 통합 자치단체에 인센티브로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할 때 우선 배려하면서 산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재원은 행정통합교부세와 행정통합지원금을 신설해 마련한다.

그동안 통합에 열중해 온 시·도의 반응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아무래도 민주당 소속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지방선거를 수개월 앞둔 시점에 불쑥 등장한 정부 발표를 반겼다. 이에 비해 PK와 충청권의 국민의힘 단체장들은 주도권 상실과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며 대책을 세우는 중이다.

이번 정부 발표는 대구경북 정치권에도 심각한 과제를 던졌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지역이 가는 길을 지켜만 볼 것인가?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했다. 다시 행정통합에 나서겠다는 의사 표시였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도 지금이야말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적기라면서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호남과 충청이 차기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선거를 치르고 7월부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우리도 같이 가야 한다"며 조속한 통합 추진을 촉구했다. 다른 지역이 알짜 공기업과 알짜 국책사업을 모두 챙기는 항공모함 전략을 들고 나올 때 우리만 빈 돛단배 전략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광역 통합을 통한 지역 발전론은 원래 대구경북의 발상이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이 대업을 앞두고서 갑론을박하고 티격태격하며 세월을 보내는 동안에 뒤쳐졌던 시·도가 오히려 통합 근처까지 갔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부가 내놓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계기로 우리 지역 행정통합의 불씨도 되살아난 듯하다는 거다. 이번에는 똑같은 우(愚)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아야 한다. 대구경북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오창균(전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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