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퀵커머스 “10분 배달” 문구를 삭제하다

끝도 없이 내달릴 것만 같던 인도 퀵커머스 업계에 중요한 변화가 찾아왔다. '10분 배달'이 삭제된 것이다.
인도 퀵커머스 기업들이 앞다퉈 약속했던 '반경 3킬로미터 이내 10분 배달'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했겠지만 배달 라이더에게는 강요된 선택이었다. 10분을 넘기면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라이더에게 페널티를 부과했고, 이는 곧 평점 하락과 인센티브 축소로 이어졌다. 평점이 하락하면 계정이 정지될 수도 있었다. 그 결과, 라이더들은 도시의 교통체증과 폭염·폭우 속에서도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달리면서 극한 노동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 배달 라이더들의 소득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5년 중반 이후 수익성 압박이 커지자, 플랫폼들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운임을 공격적으로 낮추기 시작했다. 조마토와 스위기 같은 음식 배달 플랫폼은 건당 운임을 과거 20~25루피에서 7~15루피 수준으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배달 건수는 늘렸다. 이런 조건에서 라이더들은 노동시간을 늘리며 버틸 수밖에 없었다. 2025년 12월 인도 노동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의 약 55퍼센트가 하루 10~12시간 일하고 있었고, 20퍼센트는 하루 12~14시간 일한다고 응답했다. 절반가량은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못한다고 답했다. 지속 불가능한 노동환경이었다.
지난해 말, 인도 라이더들이 드디어 집단행동에 나섰다. 첫 파업은 12월25일, 크리스마스. 인도 전역에서 4만명이 넘는 라이더가 동시 파업을 벌였다. 동시 파업이란 집단으로 앱에서 로그아웃하고 배달을 중단한 것이다.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콜카타 등 주요 도시에서 상당한 광범위한 서비스 지연이 발생했다.
"10분 배달 때문에 우리는 생명을 걸고 일합니다." 라이더들은 비인간적인 압박의 원인인 '10분 배달'을 즉각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배달 운임을 삭감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앱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특히 대기시간·유류비·차량 유지비를 반영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임금 계산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참가한 여러 단체들은 최저소득 보장과 노동법 적용을 요구했다. 파업을 마친 후, 노조 지도자들은 "오늘은 예고편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예고편에 이은 '본게임'은 새해 전날인 12월31일이었다. 불꽃놀이와 카운트다운으로 시끌벅적했던 밤에 퀵커머스 배달 노동자들은 '침묵'으로 항의했다. 또다시 수만 명의 라이더가 앱에서 로그아웃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한 것이다. 플랫폼들은 12월31일과 1월1일, 평소보다 높은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파업을 무력화하지는 못했다.
크리스마스 파업 직후인 12월28일, 인도 중앙정부 노동부 장관 만수크 만다비야는 블링킷, 젭토, 조마토, 스위기 등의 플랫폼 경영진과 급히 회동했다. 그는 '10분 배달' 같은 마케팅이 노동자에게 비현실적 압박을 가한다면서 플랫폼들에게 '10분 배달'을 약속하는 문구를 삭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1월 들어 블링킷이 제일 먼저 슬로건을 바꿨다. "1만개 이상의 상품을 10분 안에 배송합니다"를 "3만개 이상의 상품을 집 앞으로 배송합니다"로 교체한 것이다. 앱 화면과 웹사이트, SNS와 광고판에서 "10분"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젭토, 스위기 등의 다른 플랫폼도 홍보물에서 '10분'이라는 문구를 뺐다.
어제까지 기업들이 당연하게 여겼던 '10분 배달'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큰일이고, 실제로 과속과 교통사고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마케팅 문구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배달 노동자의 저임금과 속도 압박이 해결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빠른 속도와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는 퀵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뀐 건 아니다. 플랫폼들은 여전히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빠르게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하도록 유도한다. 등급제와 인센티브, 계정 정지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칙도 그대로 남아 있다. 임금의 최저선이 보장되지 않는 조건에서는 라이더들이 '자발적으로'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과속과 과로를 하게 된다. 두 번의 파업으로 '10분'이라는 숫자를 지운 인도 라이더들이 앞으로 더 많은 권리를 쟁취하기를 바란다.
the삶 대표 (livewith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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