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에 공들이는 아모레…용산 사옥에 미술관 운영 마크 브래드포드 '킵워킹' 전시 중…3월 1일까지 연장 4월에는 아모레의 현대미술 소장품 전시 열려 아모레 사옥 지하 소장고에 1만여 예술품 소장 미술관 사업부로 운영하며 예술품 지속 수집 및 공개 창업주부터 이어진 미술품 투자…경영 철학과 함께 이어져
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1층에 들어서면 풍선 형태의 대형 설치 작품을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본사에 미술관도 운영 중이다/사진=최보윤 기자
아모레퍼시픽은 '아름다움'에 진심입니다. 본업인 화장품이 아니더라도 문화예술에도 상당한 열정을 쏟으며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용산의 랜드마크가 된 아모레퍼시픽 사옥만 봐도 그렇습니다. 정육면체의 선과 면으로 연결되며 하얀 백자를 떠올리게 하는 건물은 그 자체로 예술품처럼 보여집니다.
건물 내외부 곳곳에 대형 설치 작품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는데, 본사에 미술관을 운영 중인 점도 독특합니다.
22일 현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마크 브래드포드의 킵워킹전이 열리고 있다/사진=최보윤 기자
◆아모레 사옥에 미술관 운영…연면적 1800㎡규모
보통 대기업 사무실이 있는 본사 건물은 출입 통제가 깐깐하기 마련입니다. 남의 회사에 간다는게 흔한 일이 아닌데,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습니다. 신용산역과 연결되는 지하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일반에 개방돼 맛집과 카페, 미술관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모레 사옥 1층을 통해 들어가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연면적 1800㎡규모에 달합니다.
전시 공간은 지하로 내려가면 시작됩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작가인 '마크 브래드포드'의 '킵워킹(Keep Walking)'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종이와 밧줄 등으로 구성된 마크 브래드포드의 '떠오르다' 작품은 바닥에 설치됐다/사진=최보윤 기자
◆마크 브레드포드 '킵워킹' 전시 중…'사회적 추상' 명성 쌓은 작품
제목에 꼭 맞춘 듯 전시는 걷는 경험으로 시작됩니다. 화려한 색상의 작품이 바닥에 깔렸고 관람객은 그 위를 걸으며 작가와 소통하는 듯한 느낌에 빠져듭니다.
바닥에 깔린 건 종이와 밧줄입니다. 겹겹이 깔린 종이를 밧줄이 연결하고 있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 브래드포드의 작품 세계가 열립니다.
브래드포드는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종이, 길거리에서 수집한 전단지, 신문지 등을 겹겹이 쌓고 긁어내고 찢어내는 방식으로 주로 작업해 왔습니다. 추상회화지만 인종, 성적 소수자, 낙후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주민의 삶 등 사회적 이슈를 사실적으로 담기도 한 작품들입니다.
브래드포드는 이 같은 작품들로 '사회적 추상'이라는 새 지평을 열었고, 2021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2024년 아트리뷰 'Power100' 19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습니다.
특히 미술 애호가들의 축제인 '프리즈 서울 2025'에서 그의 작품은 62억원, 최고가에 판매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모레 미술관은 인기에 힘입어 브래드포드 기획전을 당초 계획보다 5주 연장해 3월 1일까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미용실 파마용 종이를 활용한 마크 브래드포드의 작품/사진=최보윤 기자
◆4월부터 아모레 소장품전…소장고엔 1만여 예술품 보관
브래드포드전 다음으로는 아모레의 소장품들이 대거 공개될 예정입니다. 아모레는 4월 현대미술 소장품전을 열고 데이비드 호크니, 로즈 와일리, 키키 스미스, 갈라 포라스-김, 백남준, 이불, 이우환, 구본창 등 국내외 작가 40여명의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작품 50여 점을 선보입니다.
아모레 미술관 지하 소장고에는 문화ㆍ예술품 1만여점이 보관돼 있습니다. 아모레의 미술품 수집은 창업주 서성환 회장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과거에는 공예품과 도자기 등 사업과 연관성 있는 수집품들이 주를 이뤘으나 지금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넘나들며 국내외 유명 작품을 다양하게 수집합니다.
아모레는 미술관을 하나의 사업부로 운영 중입니다. 통상 기업들이 공익 재단을 통해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과 다른 부분입니다. 아모레의 사업 일환으로 여겨질 만큼 기업 철학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945년 9월 5일 설립된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한다'는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서경배 회장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뉴뷰티'의 여정을 이어가겠다"며 향후 10년간 매출 15조원 규모의 대표 뷰티앤웰니스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공언했습니다.
아모레의 '뉴뷰티'를 여는 여정에, 문화예술 사업도 한 배를 탔습니다. 깊이있는 문화ㆍ예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인류에 공헌하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