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5000달러 눈앞…관세·연준 논란 속 '안전자산 쏠림'

여나래 기자 2026. 1.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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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금리 하락·중앙은행 매입 확대·주식 고평가·상승 모멘텀 겹쳐
태국 방콕의 화셍헹 금은방에서 한 고객이 금 시세를 보여주는 유리창 뒤에서 금 거래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며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 선을 눈앞에 뒀다. 관세 리스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 논란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대표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흐름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금 선물은 수요일 1.5% 상승해 온스당 4831.8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500달러 이상 올랐고, 전날에는 하루 상승폭이 171.20달러에 달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금값 강세 배경으로 크게 다섯 가지 요인이 거론된다.

첫째는 '통화가치 훼손(debasement) 거래' 확산이다. 달러를 포함한 주요 통화의 가치가 정부 부채 확대와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 등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각종 대외·통화정책 관련 이슈가 투자심리 불안을 키웠다고 전했다. TD증권의 전략가 다니엘 갈리는 "금 랠리는 신뢰(trust)에 관한 것"이라며, 신뢰가 무너질 경우 상승 모멘텀이 길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둘째는 금리 하락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로 국채와 현금성 자산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머니마켓펀드에 쌓인 현금 규모가 2022년 초 약 5조1,00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7조7000억달러로 커졌다고 소개하며, 이 자금 중 일부만 금으로 이동해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금 ETF가 미국 민간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7%에 불과하며, 비중이 0.01%포인트 늘 때마다 금 가격이 1.4% 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셋째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다. WSJ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장기간 순매도 기조를 이어오다 2010년 순매수로 전환했고, 2022년 이후 매입 속도를 더욱 높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일부 국가들이 달러 기반 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세계금위원회(WGC)의 후안 카를로스 아르티가스 리서치 총괄은 금이 외환보유액에서 헤지 및 분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넷째는 주식시장 고평가 부담이다. WSJ은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기준으로, 현재 주식시장이 지난 100년간 2000년 닷컴버블 직전 수준에 근접한 고평가 국면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특히 엔비디아, 테슬라, 아마존 등 소수 대형 기술주가 지수 등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대형 기술주 변동성이 커지면 대체 투자처로 금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날 '매그니피센트 7'이 동반 하락하며 시가총액 6,830억달러가 줄었고, S&P500은 2.1% 하락했다.

다섯째는 가격 상승 자체가 수요를 자극하는 모멘텀이다. 씨티 분석에 따르면 과거 금 선물이 연간 20% 이상 오른 해의 다수가 다음 해에도 추가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은 15%를 웃돌았다. WSJ은 2025년 금 가격이 2024년 27% 상승에 이어 65% 올랐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관세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금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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