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프리즘] 불어오는 통합의 태풍 강원도는?

김기석 2026. 1. 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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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주·전남,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과 연간 최대 5조원(4년 20조원) 지원,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4대 인센티브'를 내걸자 강원도에서는 묘한 불안감이 번진다.

쉽지 않은 선택지 '통합' 앞에서 강원도는 어떡하나? 유일한 답은 '포기'가 아니라 '연합'이다.

강원도는 부러워하거나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강원형 '연합 인센티브'를 스스로 설계해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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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강원대 명예교수 대통령직속지방시대위원

정부가 광주·전남,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과 연간 최대 5조원(4년 20조원) 지원,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4대 인센티브’를 내걸자 강원도에서는 묘한 불안감이 번진다. 우리 몫 다뺏기는 것 아니냐는 심리다.

물론 우리도 통합을 추진하면 된다. 행정기관, 생활권, 산업권 등을 한 몸으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여건이다. 도 경계를 넘어 통폐합할 만한 상대가 마땅치 않고 설령 있어도 생활권·정체성·거리의 장벽이 높다. 쉽지 않은 선택지 ‘통합’ 앞에서 강원도는 어떡하나? 유일한 답은 ‘포기’가 아니라 ‘연합’이다.

지방자치법은 복수 지자체가 공동사무 처리를 위해 ‘특별지방자치단체(광역연합/특별연합)’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강원도는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내에서라도 기능 중심의 연합을 만들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도 촉박하다.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논의가 일정 수준까지 진전되어야 중앙정부가 설계하는 인센티브·재정 패키지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택지’를 구체화하는 일이다. 특별지자체는 통합처럼 주민 정체성을 흔들지 않는다. 규약 합의→각 의회 의결→행안부 승인이라는 절차를 밟아 우선 3~5개 핵심 사무부터 공동 처리하면 된다. 성과가 쌓이면 사무를 넓히고 장기적으로 통합의 토대도 닦을 수 있다. 도는 조정자를 넘어 ‘연합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장(또는 집행위원장)은 순번제로 하되 사무국은 전문인력 중심으로 상설화하고 재원은 분담금에 더해 국비 공모사업을 패키지로 묶어 따내면 된다. 대학·병원·기업·군부대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를 결합하면 ‘진짜사업’이 된다.

도내 여건 상 두 가지 옵션이 있어 보인다. 첫째, ‘춘천·홍천·원주 의료·바이오·데이터 연합’이다. 춘천의 바이오 기반, 홍천의 확장가능한 부지·연구 인프라, 원주의 의료기기·임상·산학 네트워크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묶는 것이다. 공동 과제는 분명하다. 의료데이터 공동 활용 규약, 임상·시험 인프라 공동투자, 인력양성(공동캠퍼스·직무훈련), 기업 유치와 규제특례 패키지의 공동 협상, 그리고 ‘강원형 디지털헬스’ 브랜드 구축이다. 행정구역은 달라도 산업 생태계는 묶으면 커진다.

둘째, ‘속초-인제-고성-양양 접경·동해안 연합’이다. 접경은 안보의 최전선이면서 재난·관광·물류의 교차지대다. 해양관광, 산불·폭설 등 재난대응, 군사시설과 민간경제의 공존, 북방교류 가능성까지 하나의 광역 의제로 묶을 수 있다. 공동버스·관광패스 같은 생활권 서비스, 광역 소방·의료 대응체계, 접경규제 완화와 보상 논리의 공동 설계가 연합의 실익이 된다.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의 속도는 ‘통합 인센티브’가 만든 정책신호다. 강원도는 부러워하거나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강원형 ‘연합 인센티브’를 스스로 설계해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특별자치도의 다음 단계는 “특례를 더 달라”는 호소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협력해 성과를 만들테니 국가가 뒷받침하라”는 제안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은 쉽게 정치적 구호가 된다. 하지만 이제는 구호 대신 작동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5극3특의 한계까지 떠안은 강원도의 특별지자체는 하나의 도청이 모든 것을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생활권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선거 전까지 연합의 밑그림을 ‘규약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중앙정부와의 협상이 가능해진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체념을 ‘해볼 수 있는 연합’으로 바꾸자. 강원의 다음 10년은 경계가 아니라 연결에서 열린다.

 

#강원도 #프리즘 #인센티브 #패키지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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