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무서워 못 사요”…한 돈 100만원 돌파에 금은방 ‘울상’
상담만 늘고 거래는 실종…매출 타격
예비부부들, 다이아·실버로 눈돌려

21일 오전 10시께 광주 동구 웨딩의 거리에 위치한 한 금은방. 매장 진열장에는 바깥에서도 훤히 보이도록 금반지와 목걸이, 귀걸이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조명 아래에서 반짝이는 금빛 장신구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화려한 진열과 달리 매장 안 분위기는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예물을 보러 온 손님 1-2팀은 찾을 시각이지만, 이날은 손님 발길이 뜸했다.
이후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지금 금을 사야 하나요, 더 오를까요?”라고 물은 뒤 10여 분 동안 진열대를 오가며 고민하다 결국 구매를 포기하고 매장을 나섰다.
이날 금 한 돈 가격은 한국금거래소 기준 살때 100만3천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일 치솟는 금값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상인들은 설명했다.
금은방 주인 김모 씨는 “요즘은 금을 사러 오기보다는 시세와 궁금한 것만 문의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르다 보니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이 많고 오히려 많이 오른 가격에 금을 팔러 오는 경우만 간간이 있다. 또 사고 팔때의 금액을 묻는 분들이 많은데 15-16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인건비와 기계 사용료, 전기료 등의 임가공비와 운송비, 유통 이윤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물 시장과 금 소매 상인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예비부부들이 급등한 금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작은 다이아몬드나 실버 제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박모 씨도 “금값이 비싸면 매장이 잘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르다. 하루 종일 상담만 몇 건 하고 실제 거래는 한 건도 없는 날도 적지 않다”며 “금값이 오르면 좋은 줄 알지만 우리에겐 매출이 감소하는 양면성이 있다”고 토로했다.
금값 급등의 배경으로는 국제 정세 불안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꼽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국내 금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경제 상황과 환율,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도 있지만,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 한 돈이 100만원 시대를 맞은 지금 현명한 투자를 위해선 14K나 18K 제품보다는 24K 순금을 선택하고 순도에 따른 가격 차이를 고려해 반지나 목걸이보다 골드바 형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최근 금값이 급등했지만 금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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