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밖 노동자’ 보호 패키지 입법, 실효성 높이려면 “‘후속입법’ 필수”

어고은 기자 2026. 1. 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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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후노동위 입법공청회 … 노동자 추정제 한계 지적도
▲ 21일 오후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 권리에 관한 기본법 입법 공청회. <정기훈 기자>

정부가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본법이 헌법상 권리를 선언적으로 담고 있는 만큼 개별 노동관계법령 개정을 통한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노동 형태 변화에 따른 노동약자 및 일하는 사람 보호 관련 법률안에 관한 입법공청회'를 열어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일하는 사람과 관련한 법안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전날인 20일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과 노동자 추정제 도입을 뼈대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함께 5월1일 입법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고용상 지위나 계약형식에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노동관계법령 테두리 바깥에 놓인 일하는 사람에 대한 헌법상 노동기본권을 보장함으로써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선언적인 기본법 실효성 확보 위해 '개별법 개정' 필요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는 "기본법은 '근로자냐, 아니냐'의 지위 구별을 넘어 고용형태를 초월한 최소 노동기본권을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헌법적 권리로 재정식화하는 권리장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본법 특성상 "상당히 추상적인 점, 집행체계가 다소 약하다는 점, 이행력을 담보할 강력한 제재조치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청회에서 의원들은 법안의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집중 질의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 질의에 박 교수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보호 및 집행체계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분류 문제 해결을 위한 추정제가 필요하다"며 "전 국민 고용보험·산재보험 제도가 작동하도록 해야 하고, 안전과 건강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또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해철 민주당 의원 질의에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구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41조 감정노동 포함) △근로기준법 개정(괴롭힘 조항 적용) △고용·산재보험 법률 개정(부분 실업급여 도입)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개정(출산·육아급여 등)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평생직업능력법) 개정(직업훈련 등)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 소장은 "법 개정이 빠르게 같이 검토되면 당사자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후속입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허기훈 노동부 노무제공자지원과장은 "정부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제정한 뒤) 후속입법을 하는 방안이 더 우리 사회에 안착하고 실행력 높은 방식이라고 봤다"며 "후속조치에 대한 계획에 의구심이 있을 수 있지만 이재명 정부는 사회보험이든 안전보건법령이든 후속조치도 빠르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 개념 확대 없는 추정제 한계"

노동자 개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가 패키지 입법으로 추진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노동자 개념이 확대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오분류라든지 노동자 개념을 재정립하는 문제, 병행 추진하지 않으면 기본법이 반쪽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며 "보완을 위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을 재정립하거나 온전한 추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근로기준법 2조 개정을 통해 노동자 개념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제대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박은정 교수는 노동자 추정제와 관련해 "기본법은 근로기준법 보완하고자 하는 법이어서, 근로기준법에 대한 문제의식 위에서 기본법이 출발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작동하려면 오분류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근로자 개념 재정립 없는 추정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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