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술시장, 검증된 작가 작품만 살아남았다
국내 경매 낙찰총액 5.16% 증가했지만, 양극화 심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21일 ‘2025년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발간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형 경매사 중심의 고가 거래로 양적 축소와 질적 성장의 이중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9개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1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 증가했으나, 출품작 수는 감소했다. 보고서는 총낙찰총액 증가가 케이옥션·서울옥션 등 메이저 경매사의 선택적 반등에 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매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글로벌 3대 경매사의 미술품 낙찰총액은 45억6000만달러(약 6조710억원)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지만, 판매 작품 수는 33.3% 감소했다. 고가 상위 작품 중심으로만 회복세가 나타난 셈이다.
인상파·근대미술 낙찰총액은 같은 기간 31.4% 급증했는데, 소더비에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 2억3640만달러(약 3조 4,800억원)에 낙찰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초현대미술은 매출이 같은 기간 39.1% 급감했다.
지난해 미술시장은 상반기에는 거래가 위축됐으나, 11월 뉴욕 메이저 경매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주요 경매에서 다시 경쟁이 붙으며 작품성이 검증된 출품작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이같은 회복세는 희소성과 미술사적 위상이 명확한 작품에 한정되는 선택적 양상이었다.
지난해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새로운 이름보다 검증된 이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연간 최고가 거래는 클림트, 클로드 모네, 마크 로스코, 르네 마그리트, 장 미셸 바스키아 등 미술사적 가치가 확립된 작가들에 집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등했던 초현대미술 부문은 가격과 거래량 모두 조정을 받았다. 시장의 관심은 단기 상승 가능성보다 장기적 지속성과 생존 가능성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술시장을 조용한 회복의 해로 예상했다. 지표상으로는 성장이 예상되나 회복 흐름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보다는 특정 카테고리와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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