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원장 "미국의 쿠팡 제재 압박? 통상 문제 고려 않는다"
송경희 위원장, 기자간담회 개최… 쿠팡 해킹 대응에 "미흡한 점 많아"
SKT 과징금 불복 소송… "개인정보 통제 못한 기업에 책임 물은 것"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 위원장이 미국의 쿠팡 제재 압박과 관련해 “통상 문제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제재 의지를 밝혔다. 쿠팡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또 송 위원장은 최근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 과징금 1347억 원 부과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법적 사항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산정한 금액”이라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송경희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송 위원장은 쿠팡의 해킹 사태에 미진한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로 공지해 비판을 받았으며, 정부 동의를 받지 않고 자체 조사 결과를 공지해 개인정보위가 이를 홈페이지에서 내리도록 시정권고했다. 송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쿠팡의 대응 과정은 다른 유출 사업자와 다른 면모가 있다. 대응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해외 사업자든, 국내 사업자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근거해 조사하고, 처분을 내리는 게 우리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에선 한국 정부의 쿠팡 제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쿠팡이 법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미국 기업인 만큼,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제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만 원칙으로 보고 있다”며 “어느 나라 기업인지가 아니라 한국 국민 피해규모는 얼마나 있는지, 필요한 조치를 내렸는지를 엄격하게 볼 예정이다. 이번 조치가 통상 문제의 변수가 되는 건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쿠팡 해킹 조사와 관련해 “조사가 상당히 진행됐으며, 3000만 명 이상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이용자가 타인에게 상품을 배송할 때 기입한 정보도 유출됐다. 유출 규모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쿠팡 조사 과정에서 자료 삭제 등 문제가 있었다면서 “조사권을 강화하는 법률을 마련할 계획인데, (쿠팡 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과징금 1347억 원이 과도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법적 사항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산정한 금액이다.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업에 과징금 처분을 내리는 건 과도하다'는 내용의 기사도 있었는데, 이는 맞지 않다. 개인정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기업에게 책임을 물은 거다”라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SK텔레콤과 비교해 개인정보위 규모가 작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도 하는데, 앞으로 과징금 규모가 더 커지면 구조적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조직)보강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는 3월부터 휴대폰 개통 시 안면 인식을 의무화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 송 위원장은 “적절한 조치였는지 의문”이라며 “향후엔 관계 부처와 협의를 활발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면 인식 제도에 대해 생체정보 유출 우려 등이 불거졌는데, 이용자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 활용의 원칙은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 수집'”이라며 “최대한 개인정보 주체를 보호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컨설팅도 하고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또 송 위원장은 오는 22일 시행되는 AI 기본법과 관련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앞으로의 위험을 대비해 들어간 법 규정이 꽤 있다”며 “이용자, 관계부처, 산업계 반응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정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송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중대·반복 위반에 대해서는 전체 매출액의 10%까지 부과 가능한 징벌적 과징금 특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처벌 강화가 목적이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를 경영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구조적 장치”라며 “기업이 선제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투자하고 예방 조치를 충실히 이행한 경우에는 과징금 감경 등 인센티브 제도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여 예방 중심 관리가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정책적 유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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