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내 대출이자 얼마나 오르나"…대출 갱신 시기 돌아오는 영끌족 ‘불안’

유진아 2026. 1.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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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0)씨는 최근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재산정된다는 안내 문자를 보고 한동안 계산기를 붙잡고 있었다. 5년 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당시 적용받았던 금리는 연 2%대 중반이었지만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면서 새로 적용될 금리가 5%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출을 받을 때만 해도 금리가 이렇게까지 오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한 번에 100만원씩 늘어나면 어떻게 생활해야하는지 감도 안잡힌다"고 토로했다.

김씨처럼 초저금리 시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아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저금리 국면에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향후 금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5년 전과 현재의 금리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초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대 중반 수준이었다. 당시 기준금리는 0.5%로, 현재 기준금리(2.5%)보다 2%포인트(p0 낮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로, 대출 금리가 장기간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돼 있던 시점이다.

반면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금리 하단과 상단 모두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21일 기준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77~5.95%,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3~6.53% 수준이다.

금리 상승은 차주들의 실제 상환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김씨가 5년 전 6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연 2.42%에 빌렸을 당시 매달 상환액은 약 234만6000원이었다. 그러나 고정금리 기간이 종료되며 금리가 5.2%로 재산정되면 매달 상환액은 329만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금리 재산정만으로 매달 부담이 약 95만원 증가하고, 연간으로는 1100만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바뀐 제도 환경도 차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021년 당시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중심으로 대출 심사가 이뤄져 연간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이 주된 판단 기준이었다. 반면 이후 본격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이자뿐 아니라 원금 상환액까지 모두 포함해 소득 대비 상환 능력을 따진다.

금리가 낮았던 시기에는 원리금 부담 자체가 크지 않아 이러한 차이가 크게 체감되지 않았지만 금리가 급등한 지금은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DSR 기준을 넘기는 차주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리를 낮추기 위해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고 싶어도,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대출 자체가 막히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도 녹록지 않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최근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2.89%로, 전월(2.81%)보다 0.08%p 올랐다.

주담대 금리 산정의 핵심 지표인 은행채 금리도 오름세다. 은행채 AAA 5년물 금리는 최근 3.5% 중후반대로 올라서며 한달만에 0.2%p 이상 뛰었다. 시장금리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대출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주담대 금리 상단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통화정책 방향에서 '인하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점 역시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수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단기 예금금리보다는 은행채 등 장기 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정책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금리와 코픽스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만큼 변동형 주담대를 이용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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