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저상버스 57%, 휠체어 안전장치 미비·작동 불량”

이수경 기자 2026. 1. 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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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이용 모니터링단, 저상버스 실태 발표
버스 내 휠체어 고정 지원 비율 19%에 그쳐
저상버스 보급률 44% “실질적 이용 보장 필요”
휠체어 안전장치를 요청했으나 저상버스 운전기사가 없다고 답변해 휄체어 이용자가 손잡이를 잡고 가는 모습. /김해시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단

김해지역에 운영 중인 저상버스 57%가 휠체어 안전 장치를 갖추지 않았거나 작동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상버스 보급률은 44%이지만 형식적 보급에 그치고 있어 교통약자 안전을 위해 실질적인 이용 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김해장애인인권센터,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 3개 기관이 지난해 말 화정생활문화센터에서 공동주최한 '김해시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 보고'에서 밝혀졌다.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저상버스 배차가 예정돼 있음에도 일반버스가 도착하는 사례가 확인됐고, 운행 정보와 실제 서비스가 불일치해 이용자의 예측 가능성과 공공교통 신뢰가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로 탑승 가능한 저상버스 126대 가운데 72대(57%)에서 휠체어 안전장치 미비 또는 작동 불량이 확인됐다. 장치가 갖춰져 있어도 현장에서 신속한 고정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김해시 버스정보시스템(모바일)을 통한 승차 예약 과정에서도 운수 종사자 인식 오류와 확인 불가 문제가 반복됐다.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시민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해 평등한 이용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냈다.

정류장 주변 불법 주정차, 협소한 대기 공간, 장애물 등으로 말미암아 리프트와 연석 간 원활한 연결이 불가능한 사례도 잦았다. 이 때문에 휠체어 이용자가 정류장에서 버스 탑승을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또한 버스 내 휠체어 고정 지원이 이뤄진 비율은 19%에 그쳤다. 일부 운수 종사자는 휠체어 이용자에게 불친절한 응대를 하는 점도 확인됐다. 모니터링단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문제들은 운수 종사자 개인 역량 부족이 아니라 김해시와 운수업체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환경적 책임을 충분히 이행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구조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해 버스정류장 밖에서 버스 타기를 기다리는 모습. /김해시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단

김해시 저상버스 보급률은 44%로 법정 기준을 초과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리프트 작동 오류, 정류장과 리프트 연결 어려움, 운수 종사자 장애 인식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저상버스 이용률과 실효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모니터링은 휠체어 이용 당사자와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총 20명 모니터링단이 지난해 5~10월 6개월간 진행했다. 대상은 가야IBS·동부교통·김해BUS·태영고속·신어BTS 등 5개 운수업체가 운영하는 저상버스 131대다. 버스정류장 환경, 저상버스 리프트, 안정 장치, 승하차 과정에서 운전원 인력 지원 등을 조사했다.

모니터링단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휠체어 안전장치 전수조사·효율적 개선 △운행 배차 정보 정확성 확보 △리프트 정기 점검 시스템 강화 ·정비 의무화 △휠체어 고정 지원 의무화·불시 점검 강화 △장애 인권 감수성·선제적 인지 교육 정규 과정 편성 △김해시버스정보시스템 실효성 확보와 호출 시스템 전달 방법 다양화 △휠체어 접근 환경 확보·주정차 관리 강화를 제안했다.

또 김해시와 5개 운수업체는 운수 종사자가 장애인 안전 지원을 충분히 수행할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중심의 실질적인 이용 가능성과 안전 확보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조효영 김해장애인인권센터장은 "이동권은 삶과 직결되는 기본 권리이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수단이다. 저상버스가 더 많이 도입되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가영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장은 "모니터링 결과들이 김해시 모두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장애인 이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포용적 도시 환경 조성에 이바지하리라 확신한다. 김해시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교통 체계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영동 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모니터링단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장애 이해와 인식 수준, 턱없이 부족한 편의시설 문제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더욱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개 기관은 '김해시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를 김해시를 넘어 경남도 전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과 정책 변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