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다음 타깃은 게임…사우디, 새비 게임즈 전면 배치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각) PIF가 120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닌텐도·반다이남코홀딩스 등 주요 게임사 주식을 새비 게임즈로 이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분 이전이 완료되면 새비 게임즈는 코에이테크모홀딩스, 엔씨소프트, 넥슨, 스퀘어에닉스 등 주요 게임사 지분을 약 10%씩 보유하게 된다. PIF는 일본과 한국의 게임사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일본의 경우 스퀘어에닉스홀딩스 약 9.8%, 캡콤 약 6.6%, 반다이남코 약 5.05%, 코에이테크모 약 9.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PIF는 또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 약 9.2~9.3%를 확보한데다가 넥슨 역시 일본 법인 기준으로 약 11.17%를 보유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2대 주주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산 재배치가 단순 포트폴리오 조정을 넘어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 개시라고 해석한다. 2021년 설립된 새비 게임즈는 PIF의 100% 자회사로 투자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 퍼블리싱, e스포츠 운영까지 직접 수행하는 실질적인 '사업 주체'이기 때문이다.
아마르 바트쿠 새비 대변인은 "이번 이전을 통해 PIF의 게임 투자 관리 권한이 새비로 넘어가게 된다"며 "새비는 PIF 산하 핵심 게임 조직이자 국가 게임·e스포츠 전략을 담당하는 중심 축이다"라고 설명했다.
380억弗 실탄 챙긴 새비 게임즈, 유망 개발사 인수 속도
업계는 새비 게임즈가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속도감 있는 투자와 e스포츠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 이 회사는 380억달러 규모의 투자 재원을 배정받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모노폴리 고 개발사 스코플리(Scopely)를 49억달러에 인수했고,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Niantic) 게임 사업 부문도 확보했다. 또 ESL·FACEIT 등 e스포츠 운영사도 품었다.
다만 조 단위의 초대형 투자 영역은 기존처럼 PIF가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약 55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에 달하는 일렉트로닉 아츠(EA) 인수전은 PIF가 주도하고 있으며, 6월 최종 마무리가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새비가 이 거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며 PIF가 내세운 '소극적 지분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극적 지분 투자와 관련해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새비 게임즈의 향후 경영 참여 여부다. 회사는 대규모 지분 확보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의 독자적인 경영권을 존중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전문 경영진의 노하우를 살리면서 사우디와의 협력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브라이언 워드 새비 게임즈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최고의 팀이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략과 자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 새비의 비전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후속 투자 방향성과 관련해 "특히 입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투자 기회에 집중하겠다"며 "게임 개발 혁신, e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게임 경제 확대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적합한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사우디 자본 공세… 북미판 e스포츠 지형 흔들리나
새비 게임즈의 입지가 커지면서 사우디를 글로벌 e스포츠의 허브로 만들려는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도 한층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는 7월 리야드에서 총상금 7500만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e스포츠 월드컵 2026(EWC 2026)' 개최를 예고했다. 이 행사의 실무 운영 역시 새비 게임즈 그룹 산하 e스포츠 통합 조직인 ESL FACEIT이 맡는다. 이 조직은 인텔, 레드불, 람보르기니 등 130개가 넘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스포츠 시장은 북미가 주도하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6억4940만달러로 북미는 이 중 31.1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사우디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입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e스포츠 월드컵을 비롯해 게이머즈8 등 다수 국제 e스포츠 대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지난해 리야드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올해부터 e스포츠 네이션스 컵이라는 새로운 국제 대회가 리야드에서 2년마다 개최될 예정이다.
새비 게임즈는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 산업 활동 영역권을 중동·북아프리카(MENA)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이언 CEO는 "사우디와 더 넓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는 게임과 e스포츠 분야에서 막대한 기회가 있다"며 "새로운 시장 진출이나 의미 있는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기업이라면 이 지역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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