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⑥"창문 빼고 모두 포기"… 청년의 집, 선택지가 없다
"집 보러 다닐수록 하나씩 포기해야"… '살 만한 집'의 실종
[편집자주] 대한민국 청년층은 단순한 상실감을 넘어 '억울함'과 '불안'에 갇혀 있다. 공정 가치가 무너졌다는 배신감과 기성세대의 질타는 억울함을 키웠고, 불투명한 미래와 생존 기반 붕괴는 불안을 심화시켰다. 이 두 감정은 정치 양극화, 젠더 갈등, 혐오 확산을 촉발하며 소비 위축과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졌다. 청년리포트는 청년의 현실을 통해 억울함과 불안의 뿌리를 진단하고, 사회적 파급과 해외 사례를 분석해 한국 사회의 해법을 모색한다.

이사갈 집을 알아보면서 황씨가 부딪힌 것은 기본적인 조건을 맞추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현실이었다. 웹툰 작가로 일하고 있어 재택근무가 대부분인 황씨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업무 효율과 직결되는 채광과 컨디션, 1인 여성 가구로서 안전과 치안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원래 살고 있던 지역에서 이를 충족하려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월세를 부담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기존보다 일과 생활의 중심에서 한발 물러난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짐을 풀고 나니 기대했던 생활의 조건 상당수를 내려놓아야 했다는 걸 실감했다. 황씨는 "집을 보러 다닐수록 하나씩 내려놓게 됐다"며 "결국 동네를 옮겼음에도 창문(채광) 말고는 거의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통이 예전만큼 편하지 않고 생활 동선도 길어졌다"며 "서울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선택지가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주거 불안은 프리랜서라는 직업적 특징과 결합해 더욱 심화됐다. 직장인 친구들이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양호한 조건의 집을 구했지만 황씨는 번거로운 절차와 높은 금리 탓에 대출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월세나 대출 이자는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라 더욱 보수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밥은 굶더라도 길바닥에서 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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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거 불안은 황씨의 미래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씨는 "서울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버티고 있지만 계속 외곽으로 밀려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평생 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노후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호소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인 가구의 소득 대비 높은 월세 부담이 저축을 가로막고 이것이 다시 일반적인 주거 유형으로의 진입을 차단하는 '빈곤 함정'(poverty trap)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거비 부담이 현재의 생활고를 넘어 노년층의 경제적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1인 가구를 '결혼 전 또는 인생 말기에 국한된 과도기적 형태'로 인식하는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구조적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1인 가구를 '전 생애에 걸쳐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 가구 형태'의 하나로 인식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현솔 기자 s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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