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라방 추적… 3개 기관, 최전선에서 ‘짝퉁과의 전쟁’ [내 손 안의 짝퉁시장②]
의심 물품 위장 구매… 가짜 확인시 판매책 급습
2024년 의류·골프용품 등 가품 6천158점 압수
관세청 국내 유입 차단 ‘국경 문지기’ 역할 수행
2025년 10월 기준 1천470억대 적발·55명 檢 송치
지재처 전국의 모든 유형 ‘짝퉁 시장’ 추적·단속
거래내역 포렌식 조사… 전문적인 수사 역량 보유

지식재산처(이하 지재처)와 관세청,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은 국경 안팎에서 고도화된 짝퉁 시장을 차단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경기알파팀은 각자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체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 스마트폰으로, 현장으로…짝퉁 차단 전선 넘나드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특사경의 역할은 경기도 내 짝퉁 시장 차단 및 적발이지만 수사관들의 전선은 ‘스마트폰’에서 펼쳐진다. 그들은 매일 퇴근 후 자택에서 짝퉁을 판매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녹화하며 증거를 수집한다.
전체 적발 건수의 70%가 이 같은 감시에서 나오는 만큼, 피의자 특정과 결정적 증거 확보 여하는 오롯이 수사관의 끈기에 달려있다.
짝퉁 판매책을 잡기 위한 특사경 수사관들의 최후 수단은 ‘미스터리 쇼퍼(위장 구매)’다. 일반 소비자로 가장해 짝퉁으로 의심되는 물품을 직접 구매하고 전문 감정 기관에 감정을 의뢰해 가품임을 확인하고 현장 급습에 나서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특사경은 2024년 기준 의류, 골프용품, 향수, 액세서리 등 6천158점의 짝퉁을 압수했다. 정품가 기준으로는 23억원 상당이다.
특사경 관계자는 “짝퉁, 즉 위조 제품은 공정한 유통 질서를 저해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며 “앞으로도 짝퉁 시장 확산 차단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짝퉁 판매자 계좌 및 계정 추적, 압수 수색에 대한 권한이 확대된다면 더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수사 권한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 짝퉁 차단의 첫 관문 관세청…“지역 세관, 유관 기관과 적극 협업 추진”
관세청은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짝퉁 상품을 국경에서 첫 번째로 막아서는 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출입 화물을 비롯한 개인의 해외 직구 물품, 여행객 휴대 물품 등을 조사해 통관 단계부터 짝퉁 밀수를 차단하고 필요시 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토대로 관세청은 2025년(10월) 이를 통해 1천470억원 상당의 짝퉁을 적발, 압수하고 이를 국내로 유입하려 한 인사 55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수원특례시 ▲평택시 ▲안산시 ▲안양시 ▲성남시 ▲파주시에 위치한 세관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 SNS 플랫폼을 통한 짝퉁 시장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발생하는 짝퉁 구매 수요가 국내로 추가 유입될 짝퉁 제품의 수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청은 특사경이 온라인 짝퉁 판매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 특사경과의 정보 공유 등 협업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의 짝퉁 밀수 수법은 대형 화물을 통한 반입에서 소량, 분산 반입으로 교묘해지고 있다”며 “국경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특사경과 지재처, 지역 세관, 경찰 등 짝퉁 시장 적발과 수사 권한을 가진 기관들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식재산처 “전문 인력, 시민 신고 기반으로 온라인 짝퉁 시장 추적·적발”
지재처는 정부 부처로서 전국에서 발생한 모든 유형의 짝퉁 시장을 적발, 단속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송출되는 짝퉁 판매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계정을 추적하거나 현장을 급습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또 전국 각지에서 접수된 시민 신고를 기반해 짝퉁 시장을 추적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지재처가 수사에 착수한 짝퉁 판매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널은 16개로 이 중 15개는 시민의 제보로 인지, 시작됐다.
특히 지재처는 산하에 별도의 수사권과 디지털 포렌식 역량을 보유한 ‘상표특별사법경찰’을 운영, 전문적인 수사 역량을 자랑하고 있다. 지재처 관계자는 “유튜브상에서 벌어지는 짝퉁 시장은 치고 빠지는 ‘게릴라식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기에 방송 후 곧장 계정을 삭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상표특사경이 삭제된 거래 내역을 포렌식으로 확보, 판매책을 추적해 적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재처는 갈수록 교묘해지는 짝퉁 시장으로 추적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이를 타개 하려면 타 부처 공조를 통한 제재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재처 소속 A 수사관은 “온라인상에서 판매책을 특정해도 신원 노출을 피하고자 허위 명의를 이용하거나 촬영 장소 소재지를 허위로 표기, 단속에 혼선을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다”며 “부처 간 협업으로 온라인 짝퉁 판매 계정, 계좌를 곧바로 차단할 수 있다면 대응 여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플랫폼 타고 ‘범죄 진화’...구매자 인식 개선·제보 필수

지난해 7월, 하남시 한 대형 창고를 특사경이 급습, 해외 명품 브랜드 짝퉁을 대거 압류했다. 하남 짝퉁 창고를 포함해 지난해 특사경이 적발한 위조 상품은 4천520점. 정품 가격 기준 72억원 규모다. 또 특사경은 상표법 위반 혐의로 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경기 지역 짝퉁 시장 적발 최일선에서 활동했던 주성욱 특사경 수사관은 경기알파팀과의 인터뷰에서 짝퉁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특히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포함한 SNS 플랫폼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주 수사관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짝퉁’은 보세 옷가게에서 가품 의류를 떼다가 일부 정품과 섞어 판매하는 소규모 점포들이 주를 이뤘고, 특사경의 단속 대상도 그들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플랫폼(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이 판매 매개체가 됨에 따라 ‘라이브 방송 셀러’라는 신종 짝퉁 판매 직군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짝퉁 범죄는 고도화됐지만, 이를 쫓는 수사 방식은 여전히 수사관들의 끈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주 수사관은 “특별한 기술보다는 수사관들이 시간을 갈아 넣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짝퉁 판매 라이브 방송이 주로 심야나 주말에 이뤄지기 때문에, 수사관들은 퇴근 후 자택에서도 개인 휴대전화로 알람을 맞춰두고 모니터링과 녹화를 반복한다”고 했다.
주 수사관은 수사관이 직접 짝퉁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구매하는 ‘미스터리 쇼핑’도 추적 기법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품 여부를 입증하고 배송지 정보를 얻기 위해 불가피한 절차”라면서도 “천신만고 끝에 창고 위치를 특정해도 영장 발부까지 2~3일이 소요되는데, 그사이 낌새를 챈 일당이 증발해 버려 수사가 종결되는 허탈한 경우도 많지만 현장을 급습해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 수사관은 SNS 짝퉁 유통 억제를 위해 대형 플랫폼의 책임과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해외 플랫폼들의 미온적인 대처로 수사에 난항을 겪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결국 수사관의 사명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짝퉁 시장 근절을 위해서는 구매자들의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제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기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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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윤준호 기자 delo410@kyeonggi.com
빈이경 기자 beeky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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