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판 상호 확증파괴? EU, 美 대상 160조 보복 관세 검토
EU, 통상위협대응조치 발동 검토
다수 회원국, 검토 찬성하면서도 대화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욕을 드러낸 가운데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8개 국가를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유럽연합(EU) 또한 미국을 대상으로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무역판 상호확증파괴’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 정상과 접촉하고 있으며 ACI 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다만, 2023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전날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도 ACI 발동을 EU 집행위원회에 요구했으며, 그린란드 문제와 무역협정의 유럽의회 승인을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주요 회원국들이 930억 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미·유럽 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지만, 그린란드 문제로 이를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이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CI 활용에 대해 다수 회원국이 찬성하면서도 대화가 먼저라는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다보스포럼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EU 외교관들의 설명이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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