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왕세자, 이란 국영방송서 "이란에 자유를"…무슨 일? [지구촌 TMI]

문재연 2026. 1. 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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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여러분은 국민에게 무기를 겨누지 마십시오. 이란의 자유를 위해 국민들과 함께해주세요."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이란 왕세자가 18일(현지시간) 이같이 말하는 모습이 이란 국영 이슬람공화국방송(IRIB)이 위성으로 송출하는 여러 채널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해 수천 명의 사망자를 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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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방송 IRIB, 일시 해킹
레자 팔레비 왕세자 연설 장면 방송
2022년 히잡 시위 때도 국영방송 해킹
해외 이란 국민들, SNS 통한 캠페인도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 위성채널에 송출된 레자 팔레비 왕세자의 연설 장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군인 여러분은 국민에게 무기를 겨누지 마십시오. 이란의 자유를 위해 국민들과 함께해주세요."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이란 왕세자가 18일(현지시간) 이같이 말하는 모습이 이란 국영 이슬람공화국방송(IRIB)이 위성으로 송출하는 여러 채널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해 수천 명의 사망자를 냈는데 말입니다.


인터넷 차단과 해커들의 반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란 이주민 및 사회운동가들이 '이란 생명은 소중하다'는 해시태그를 달며 첨부하고 있는 그래픽 중 하나. 이란인 한국 유학생 '니유사(계정명)' 제공.

알고 보니 이 사건은 방송국이 해킹당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란 당국이 전국적으로 차단했던 인터넷을 점진적으로 개통하겠다고 하자마자 국영 방송들이 해킹당한 것입니다. 이란의 준관영 파르스 통신은 국영 방송사의 성명을 인용해 해킹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해킹 배후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2022년 10월 히잡 시위 당시 국영방송을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 핵티비스트(정치해커) '아달라트 알리(Edaalate Ali·알리의 정의)'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아달라트 알리는 2022 이란 교도소의 CCTV 영상을 해킹해 수감자 학대 실태를 폭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달라트 알리는 이번 유혈 진압 과정에서 시위자들의 신상 정보를 혁명수비대에 제공한 의사라며 한 인물의 개인정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전문 해커뿐 아니라 평범한 이란 출신 이주민들도 이란 밖에서 SNS를 통해 디지털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시신 가방에 담긴 자녀를 끌어안은 한 여성의 모습을 본뜬 그림이나 군화에 짓밟힌 이란 국기 그림과 함께 해시태그 '이란 생명도 소중하다'를 게시하는 이 운동은 자유를 향한 이란 이주민의 열망을 담고 있습니다.


이란, 인터넷 차단 위해 '스타링크 킬러'까지 도입

하지만 여러 노력에도 이란의 신정체제는 굳건합니다. 반복돼 온 유혈 진압과 인터넷 차단 속에서 이란 정부의 통제는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넷 차단 과정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위성통신 스타링크까지 무력화하기 위해 군사용 전자전 장비까지 동원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란 당국이 자국민의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며, 통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란은 이미 체제 내부 인사나 특정 기업인, 친정권 학자 등에게만 국가 방화벽을 우회할 수 있는 특수한 SIM 카드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이란 바깥에서 호소를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요? SNS에서 벌이는 '#이란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알려준 이란인 한국 유학생 '니유사(계정명)'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 정부에 인터넷은 가장 두려운 수단입니다. 이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란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는지를 세상에 계속 알릴 것입니다. 이란 내 저항의 목소리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결국 사람들의 연대와 국제사회의 관심, 압박에 달려 있습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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