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 뛴다… ‘게임 진흥책’ 기대감 ↑
‘국가 전략 수출산업’으로 격상…K컬처 산업의 핵심으로
업계 숙원 ‘게임 전용 모태펀드 계정 신설’ 논의도 물살
이재명 정부가 ‘2026 경제성장전략’의 핵심 동력으로 게임 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연이어 현장 밀착 행보에 나서면서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이번에야말로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육성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국내 IT 산업의 중심인 판교 넥슨 사옥을 찾아 게임 제작 현장과 근무 환경을 직접 둘러보고 게임 산업 전반의 현황과 발전 방안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지난해 ‘지스타 2025’ 현장을 찾기도 했던 김 총리는 이날도 개발자들과 소통하며 “정부와 업계가 원 팀(One Team)이 되어 세계 3위 게임 강국으로 도약하자”고 독려하고 “오늘 간담회에서 제기된 정책현안에 대해 대형 게임사와 인디 게임사, 전문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해 총리가 직접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발 비용 상승, 플랫폼 경쟁 심화 등으로 게임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K게임이 대한민국의 핵심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김 총리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에 앞서 업계를 반색케 한 극적인 반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5일 크래프톤이 서울 성동구에 운영중인 ‘펍지(PUBG) 성수’를 방문해 ‘K게임 현장 간담회’를 주재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들고자 하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며 “대한민국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는 게임 수출이 ‘진짜 수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이 대통령은 게임을 옭아매던 ‘중독’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게임은 마약과 같은 4대 중독 물질이 아니며, 국부 창출의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해 업계의 묵은 체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9개 게임 단체가 “(대통령의) 단호한 한마디가 우리 게임인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사회적 편견과 싸워온 업계에 큰 위로와 격려가 됐다”며 공동성명을 냈을 만큼 반향이 컸다.
정부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은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9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전략에는 푸드, 뷰티 등과 함께 게임을 K컬쳐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해외 진출의 기반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게임의 경우 인디게임 기획·개발 지원 등 게임제작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신시장 수출 전략수립·현지화 지원 등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게임 산업 챙기기에 나선 배경에는 압도적인 수출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수출액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70%에 육박한다. 2025년 상반기 실적만 보더라도 게임 수출액은 약 22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해, K-POP,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이처럼 압도적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제대로 된 위상과 이에따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게임이 국가 전략 수출 산업으로 격상’되면서 이에 따른 실질적인 육성정책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업계의 오랜 숙원인 ‘게임 전용 모태펀드 계정’ 신설 논의도 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모태펀드 게임계정 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단기 수익성을 일순위로 고려하는 VC(벤처캐피탈)가 감당하기 어려운 게임 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 게임계정을 별도로 마련해 민간 자본이 들어오는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모태펀드 문화계정은 투자 재원의 약 70%를 3년 미만 초기 기업에 공급하는데, 게임과 영화에 대한 투자가 함께 이뤄지는 현재 구조에서는 게임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 골자다.
오랜 숙원인 ‘게임 전용 모태펀드 계정’이 신설되면 3~5년이 소요되는 AAA급 대작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자본에 의한 국내 유망 IP 유출을 막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의 ‘게임 친화’ 정책들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K-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위상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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