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PEF' 스틱 도용환 회장, 美 운용사에 지분 넘겨
장기 가치투자자 미리캐피털
24.96%로 최대주주 등극
경영진·운용철학 유지 전망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최대주주가 미국계 PEF 운용사로 바뀐다. 기존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도용환 회장(사진)이 만 70세를 맞아 용퇴를 결정하고 보유 지분을 넘기면서다.
도 회장은 벤처캐피털 불모지였던 닷컴 버블 초기에 '투자 보국' 일념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해 오늘날 10조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대체투자사(계열 3사 통합)를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 회장은 이날 미리캐피털에 스틱인베스트먼트 보통주 476만9600주(11.44%)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가액은 주당 1만2600원으로, 총 매각 금액은 약 600억원 수준이다. 지분 매각은 장외거래(블록딜)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리캐피털은 2021년 설립된 미국계 신생 PEF 운용사다. 아시아, 중동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 내 저평가된 상장사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8월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5% 이상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이후 꾸준히 장내매수로 지분을 늘려왔다. 이번 최대주주 지분 매입 이전까지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13.52%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국내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유수홀딩스, 가비아, 지니언스 등에 투자했다. 다만 경영진과 대립하기보다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장기적 안목에서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지분 매입 이후에도 기존 스틱인베스트먼트 경영진이 계속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은 이번 거래가 도 회장이 은퇴한 이후에도 회사가 일관된 펀드 운용 철학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경영 체제에서 지속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미리캐피털의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출자자(LP) 기반 확대와 신규 투자 기회 모색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펀드 운용, 투자 의사결정 구조, 투자심의위원회(IC) 운영, 핵심 운용 인력과 조직 체계는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 회장이 2%대 지분을 남겨둔 만큼 당분간 창업 회장으로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지원할 방침이다. 회사의 운용 철학과 조직 정체성이 안정적으로 계승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1957년생인 도 회장은 신한생명보험 투자운용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1996년 회사를 나와 스틱투자자문을 설립했다. '벤처 붐'이 일던 1999년 스틱IT투자를 창업해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400억원 규모 1호 벤처펀드로 출발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오늘날 10조3644억원에 달하는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PEF 운용사로 발돋움시켰다.
한편 스틱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0.19% 급등한 1만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영향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공시를 통해 2028년까지 AUM 15조원, 관리보수 창출 운용자산(FPAUM) 1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13.52%에 달하는 자기주식에 대해서는 주식기반보상(RSU) 부여분을 제외한 잔여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밸류업 공시는 주요 주주에 오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기본적인 방향성 제시에만 그쳐 목표 설정의 근거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다"며 "정확한 자사주 소각 수량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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