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올해도 ‘보릿고개’ 넘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드업권이 올해도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규제 확대로 수익성 확보가 여의치 않아진 가운데 건전성 관리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쪼그라든 수익… 건전성·조달비용 부담 이어질 듯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8,917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9% 감소한 규모다. 최근 5년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이 2조원을 밑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카드업권은 고금리 기조와 소비침체, 가맹점수수료 인하, 조달비용 상승 부담이 겹치면서 지난해에도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비용 통제를 통해 실적 감소를 최대한 방어해오고 있으나 수익 둔화 흐름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들어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해 신용카드 이용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일시적인 정책적 이슈가 반영된 만큼 올해도 이용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권의 수익구조가 약화된 만큼 업권이 마주한 고민이 크다.
업계는 올해도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은 물가와 경기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뚜렷하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건전성 관리 부담도 여전히 상존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드업권의 연체율은 2023년부터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45%로 전년 대비 0.04%p(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31%로 전년보다 0.06%p 올랐다. 올해도 경기 침체로 취약차주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연체율 관리 부담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환율과 가계부채, 수도권 집값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당분간 카드업권의 이자비용 부담 감소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카드론 등을 통한 외형 확대를 도모하기도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는 올해도 최대한 비용통제 기조를 이어가면서 새 먹거리 발굴에 골몰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업권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업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활용방안을 모색에 나서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도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가시화된 만큼 신용카드사가 세계적으로도 우수성이 검증된 지급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이에 참여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지급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현실화되더라도 업권의 수익성 개선에 반영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 디지털 혁신, 법인영업 확대, 글로벌 시장 공략 등 방안을 모색하며 수익성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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