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호랑이·문자도·일월오봉도… 전통 소재 이어받은 현대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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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전통예술을 향한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있었고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는 핵심 마스코트였다.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전 경주대 교수)은 전시 서문을 통해 "민화는 전통회화 안에서도 유난히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익숙한 전통 이미지를 동시대적으로 풀어낸 그림"이라면서 이번 전시가 "민화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의 미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동시대적 시각 언어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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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엔 민화·궁중회화 경계에 선 대작 등장
신관은 전통 회화 계승한 현대 작가 6명 소개

지난해 한국 전통예술을 향한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있었고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는 핵심 마스코트였다. 이들 캐릭터가 한국 민화의 인기 도상 '호작도(까치호랑이 그림)'의 영향을 받았음은 불문가지.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굿즈) '까치호랑이 배지'는 늘 매진이었고, 여러 박물관과 갤러리는 수장고에 있던 까치·호랑이 그림을 전시장에 꺼내놨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도 새해 첫 전시로 대규모 민화 기획전을 열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하나 같은 전시를 둘로 나눴다는 것이다. 본관에서 열리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 시기까지 그려진 궁중회화와 민화 27점을 한자리에 모아 주요 향유층이 달랐던 두 부류의 회화가 사실 서로 영향을 받았음을 보인다. 바로 근처 신관과 두가헌 갤러리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전시 '화이도'는 조선 후기 그림에서 나타나는 '회화적 원형'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작품으로 만들어낸 작가 6인의 작품 75점을 소개한다.


본관 전시의 대표작은 조선 말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봉황공작도'다. 가로 길이가 713㎝인 12폭 병풍 위 그림이다. 전통적 십장생 배경 위에 일제강점기 무렵 유행한 봉황과 공작을 주인공으로 삼은 그림이라, 궁중회화 형식에 민화의 영향이 깃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로 349㎝로 그려진 '화조산수도'는 조선 말기 민화가 궁중회화에 버금가는 '스케일'까지 갖췄음을 보여준다.
함께 소개된 호작도·문자도·책가도 등은 그 자체로도 인상적이지만, 21세기 작품을 전시하는 신관으로 넘어가면 이를 이어받으면서도 재창조한 작품이 나온다. 여러 나라의 천연 재료에 한국 전통 먹을 결합해 실험적인 작품을 그려내는 이두원은 호작도를 정통으로 계승한 듯한 '소나무 아래 도깨비 호랑이와 까치'를 선보였다. 박방영은 한국 전통 서예를 가져오되 현대 소재를 그려내거나 문자와 이미지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화면에서 그려내는 방식으로 민화의 특징인 자유로운 느낌을 살렸다.


조선 사대부의 서재를 그린 그림으로 유교주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책가도'와 조선 왕의 어좌 뒤를 장식한 것으로 대중에 익숙한 '일월오봉도'도 현대 동양화의 인기 소재다. 김남경은 책가도 속 서재의 내용물을 바꾸거나 각도를 15도 비트는 작품을 선보였다. 정재은은 일월오봉도를 다양한 색상과 선의 밀도, 명암 처리로 변주했다.
갤러리현대는 2016년 예술의전당에서 '문자도·책거리'전을 선보여 미국에서 순회전을 진행했고, 2018년과 2021년에도 두 차례 민화 기획전을 개최한 바 있다.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전 경주대 교수)은 전시 서문을 통해 "민화는 전통회화 안에서도 유난히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익숙한 전통 이미지를 동시대적으로 풀어낸 그림"이라면서 이번 전시가 "민화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의 미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동시대적 시각 언어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2월 28일까지.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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