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전차 추가 수주 절실한 현대로템...모로코가 구원투수?

임준혁 기자 2026. 1. 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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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모로코 정부 400대 도입 검토 중 보도
작년 2.2조 규모 철도차량 계약...거래 확대 기대
모로코 산업부 장관 방한 당시 한국무기 관심 표명
지난해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실내 전시장인 고양시 킨텍스에 K2 전차 실물이 전시돼 있다./임준혁 기자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현대로템이 지난해 아프리카 모로코와 2조원이 넘는 철도 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의 K2 전차도 수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리코그니션, 디펜스뉴스를 비롯한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모로코 정부 측이 K2 전차 400여대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계약이나 도입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며 기술적·산업적·전략적 타당성에 대한 평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토는 미국과 러시아산 전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모로코 정부의 전략적 선택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모로코는 현재 미국의 M1A1·M1A2 에이브럼스 전차 384대를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러시아제 T-72, VT-4, 미국의 M60·M48 패튼 전차 등 다양한 기종을 혼용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미국 내 전차 생산능력 한계로 에이브럼스 전차의 추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자국의 전력 증강이 지연됐고 이는 K2 전차 도입의 적극적인 검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 모로코 2022년 K2전차 도입설 제기에 부인

4년 전인 2022년에도 모로코의 K2 전차 도입설이 제기됐지만 당시 현대로템은 이를 부인했다. 다만 지난해 4월 리아드 메주르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의 방한 당시 메주르 장관은 K2 전차를 비롯해 LIG넥스원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한화오션의 KSS-Ⅲ 잠수함 등 한국산 무기 도입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K2 전차는 자동 장전 장치가 적용돼 필수 운용 인원이 3명으로 승무원 4명이 필요한 에이브럼스 전차보다 적은 인력으로 운용할 수 있다. 또 유압식 현수장치를 탑재해 기동력과 적응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모로코 정부가 K2 전차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출 가용성과 중동·북아프리카 환경에 적합한 성능에서 출발한다. K2 전차는 사막 작전에 특화된 '중동형 K2전차(K2ME)' 모델이 존재해 50도 이상 고온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모로코의 기후·지형 조건과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 美 에이브럼스 전차 대비 적은 운용인원 '경쟁력'

고온 건조한 기후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엔진의 냉각 성능을 향상시키고 대전차 미사일에 대응 무기를 날려 파괴하는 능동파괴장치(APS)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해 2월 모로코 철도청과 2조2000억원 규모의 철도 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전동차의 현지 생산·조립, 유지·정비·보수를 위한 합작공장 계약을 논의하는 등 모로코를 아프리카 사업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현대로템의 2025년 1~3분기 전체 매출 중 방산 부문이 2조3554억원으로 매출 점유율이 56%에 달한다. 방산 부문의 2021년 매출은 896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5년 사이 162% 성장했다.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공급 계약을 맺은 후 수출 증가에 힘입어 방산 부문 실적이 급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 방산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K2 전차의 새로운 수요처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현대로템의 K2 전차 생산능력은 연산 100대 안팎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방산 부문 공장 가동률은 109.2%에 달할 정도로 설비 포화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생산라인 증설을 고려하고 있으나 증설 이후에도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일감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내부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방산 생산설비 포화 상태...추가 수주 전제 증설 추진

현재 넉넉한 수주잔고도 2년 내 소진이 예상돼 폴란드를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의 신규 수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작년 말 기준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 수주 잔고를 11조8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4년 말 수주잔고는 3조8727억원이었는데 지난해 8월 9조1280억원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수출 이행계약을 체결하며 수주잔고가 급증했다.

폴란드 1차 수출분 180여대의 공급은 완료됐고 지난해 4분기부터 2차 수출계약 180대분 생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폴란드 수출 물량은 2027년 내 납품이 모두 끝날 예정이어서 추가 일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폴란드 2차 수출 이행계약과 페루와의 총괄합의서 체결 시 현대로템은 K2 전차의 단순 공급을 넘어 폴란드·페루 측과 함께 조립공장을 구축하고 생산 공정 일부를 현지에서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K2 전차의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내수와 국내 생산이다. 여기에 방산 부문의 안정적 수주잔고 유지를 위해서는 추가 해외 수출 계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모로코가 폴란드, 페루에 이어 현대로템 K2 전차의 신규 수요처로 낙점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K2 전차 수주 물량 증가에 따라 생산능력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며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분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됨에 따라 올해 매출 7조6000억원, 2027년 매출 1조40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부터 K2 전차 매출이 감소할 것에 대비해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 관계자는 "외신 보도대로 모로코 정부 측과 K2 전차의 구체적인 도입 규모(400여대) 등 공급 계약과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며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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