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 외교, 올림픽·월드컵까지 흔드나?
미국-덴마크 예선전 눈길
정치적 충돌 무대로 전락 우려
"6월 월드컵, 2028 LA 올림픽도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외교 기조가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무대까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장 다음 달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 올림픽부터 선수단 안전과 외교 변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20일(한국시간) BBC,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올림픽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 문제나 국가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립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올림픽 출전을 제한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데 이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드러내며 유럽, 중남미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긴장 속에서 대회가 열릴 경우, 정치적 갈등이 경기장 안으로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덴마크는 내달 14일 올림픽 아이스하키 예선전을 치르는데, 외교 현안과 맞물려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 더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대표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지만, 덴마크는 약체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경기 결과가 외교적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 자체가 정치적 충돌의 무대가 된 사례도 있다. '피의 수영장' 사건으로 기록됐던 1956년 멜버른 대회 수구 경기가 대표적이다. 소련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탱크를 진입시킨 직후 열린 양국의 준결승전은 폭력전으로 번졌다. 선수 간 발길질과 눈 찌르기, 주먹질에 이어 관중 난입 사태까지 벌어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이란과 미국의 조별리그 역시 양국의 오랜 외교 갈등 속에 치러지며, 경기 결과가 정치적 의미로 해석됐다.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도 파열음이 감지된다. 아랍권 매체 로야뉴스는 지난 10일 하룻밤 사이 1만 6,800명이 월드컵 티켓을 취소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보이콧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의 뜻을 굽히지 않으면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대회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파가 2028년 LA 하계올림픽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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