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공항 사장 “靑, 인사 불법 개입… 차라리 날 해임하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대통령실의 인사 개입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법 인사 개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실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사장인 저를 해임하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정기 인사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를 통한 압박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기 인사를 사장 퇴진의 수단으로 삼아 승진, 보직 이동 등 인사권 행사를 신임 기관장 취임 이후로 미루라는 청와대의 불법적인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대통령실의 뜻’이라며 신임 기관장이 올 때까지 인사를 시행하지 말라는 국토부를 통한 지속적인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사 시행 방침을 고수하자 “3급 이하 하위직만 시행”, “관리자 공석 시 직무 대행 체제 전환”, “인사 내용 대통령실 사전 보고 및 승인 후 시행” 등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왔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그럼에도 필요한 인사를 이어가자 ‘대통령실에서 많이 불편해한다’는 노골적인 불쾌감을 국토부를 통해 알려 왔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퇴임 후 쿠웨이트 해외 사업 법인장으로 부임해야 할 부사장의 퇴임을 막음으로써 현지 법인장의 복귀가 무산되는 등 해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 또한 직권남용이고 업무방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을 향한 문제 제기는 감사 사안으로도 이어졌다. 그는 “업무 보고 이후 뜬금없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천국제공항 주차 대행 서비스 개선안’에 대해 국토부에 감사 지시를 내리고 이를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례적으로 언론 브리핑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따라 공항은 현재 10년 만에 유례없는 특정 감사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토록 한가한 곳인가”라고 했다.
이 사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말 사장이 밉다면 직원들 괴롭히지 말고 그냥 사장을 해임하라”고 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현직 인천공항 사장으로 있는 한 (출마 관련) 견해를 밝히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인천 지역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책을 받았다. 당시 대통령은 외화 불법 반출 대응 실태를 묻는 과정에서 이 사장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제대로 하는지 묻는데 왜 자꾸 딴 얘기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관심이 없어 보인다” “취임한 지 오래됐는데 업무 파악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편, 국토부는 부당한 인사 개입을 했다고 주장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 사장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토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공사 경영진의 공백 등을 고려해 일부 임원의 퇴임 인사안 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는 감사를 진행 중인 주차 대행 서비스 개편과 관련해 “공항 이용객 불편 우려 및 개편 추진 과정상의 문제가 다수의 언론 등에서 지적돼 실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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