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패권 싸움] 트럼프 관세 위협, 유럽 수출 영향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장악에 반대하는 8개 유럽 국가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100%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는 노르웨이 정부가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 통제를 추진하는 배경에 자신의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이 있다고 밝히며 자신은 더 이상 "순수하게 평화만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2월1일부터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또 6월1일에는 관세율이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향후 며칠 내 긴급 회담을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보복 조치보다 징벌적 경제 정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트럼프의 오락가락한 통상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이번에도 다시 위험에 노출됐다. 자동차 산업은 전 세계에 걸쳐 있는 공급망과 북미 생산기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관세에 특히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이날 독일 증시에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주가는 모두 약세를 보였다.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가 독일 경제 전망에 분명한 악재라고 평가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유럽의 성장 엔진으로 여겨져 왔다. 쿠마르는 "지정학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화학, 산업재, 자동차 부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이는 곧바로 독일의 성장에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이번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된 8개 국가 중 독일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압도적으로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이 그 뒤를 잇는다.
명품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유럽의 인기 소비재 중 하나다. 트럼프가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던 지난해 1분기에는 유럽산 명품이 강력한 가격 결정력과 비용 전가 능력을 갖춰 미국과의 무역 갈등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당시에도 관세가 전반적인 경기 둔화를 초래하면 부유층 소비자들도 파급 효과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이번 관세로 프랑스 명품 대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케링과 스위스 리치몬트, 이탈리아 구찌, 영국 버버리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제약 산업도 미국의 관세 부과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의약품과 제약 제품은 EU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이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벨기에와 독일에서 생산된 백신을 수입한 바 있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동안 EU의 대미 제약 제품 수출액은 844억유로로 같은 기간 기계·기계 부품과 유기화학 제품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글로벌 제약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이에 대비해 왔다.
유럽의 에너지 산업도 새 관세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날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프랑스의 토탈에너지, 영국의 셸과 BP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탄토캐피털의 창립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오잔 외즈쿠랄은 트럼프의 이번 관세 위협이 예상 밖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유럽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즈쿠랄은 "올해는 미국이 전통적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이야기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유가, 원자재 가격, 주식시장, 채권시장, 사모신용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말 그대로 전방위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대해 불확실한 부분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번 관세가 기존 관세에 추가로 부과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미국과의 무역 및 투자 협상에 따라 현재 대부분의 EU산 제품에는 15%, 영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아울러 트럼프가 어떤 법적 권한에 근거해 관세를 부과할 지도 확실하지 않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트럼프가 부과한 관세 위법 여부에 대해 조만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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