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요원 명단' 중국에 팔아 넘긴 정보사 전 공작팀장 징역 20년 확정
중국 방문서 포섭된 뒤에 정보 유출
대놓고 돈 요구하고 진술 오락가락

중국에 '블랙요원' 명단 등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무원에게 징역 20년의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일반이적·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국군정보사령부 전 공작팀장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0억 원, 추징금 1억6,205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정보사 군무원으로 근무하다 2017년 4월 중국 방문 기간 조선족인 중국 정보 요원에게 포섭됐다. 이후 2022년 6월부터 문서 12건, 음성 메시지 18건 등 최소 30건의 정보를 중국 정보 당국에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넘긴 정보 중에는 블랙 요원 명단, 정보사 조직 편성, 작전 계획 등 다수의 군사 기밀이 포함됐다. A씨는 블랙 요원을 '까마귀'로 지칭하며 요원들의 이동 경로까지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보 제공 대가로 약 40차례 돈을 요구했고 실제로 1억6,205만 원을 차명 계좌로 받았다. 군 검찰은 2024년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벌금 8억 원과 추징금 1억6,205만 원을 구형했다.

앞서 중앙지역군사법원은 A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2억 원, 추징금 1억6,205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작팀장으로서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2급 군사 기밀 등을 유출했으며, 청렴 의무에도 금전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가족에 대한 협박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뒷받침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A씨가 협박범이라고 주장하는 자에게 금전을 적극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설 이후에 2,000만 원 정도만이라도 먼저 안 되겠나" "바로 입금 가능한지 부탁드리려 전화드렸다"는 등 중국 요원에게 대놓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2심 역시 "협박을 받았다면 부대에 보고하는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범행을 저지르는 게 가족을 보호할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거짓말이지만 금전 목적이 100%는 아니다"라는 진술과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 상충된다는 지적이었다.
재판부는 또한 "블랙 요원의 인적 정보가 누설되면 큰 위해가 가해질 수 있음을 충분히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러 동료들의 생명을 거래했다"며 "요원들이 무사 귀국했더라도 신상이 알려진 이상, 안전을 완전히 장담하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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