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2개 피싱조직 42명 구속···330여명에 110억 뜯어

캄보디아 바벳과 프놈펜 등에서 투자 사기와 로맨스스캠(연애 사기)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110억원으로, 경찰은 해외 체류 중인 총책 등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 공조수사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구성 가입 활동 등 혐의로 바벳에 거점을 둔 A 조직과 프놈펜에서 활동한 B 조직의 조직원 157명을 적발해 이 중 42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중국인 총책이 운영한 A 조직은 2024년 4월부터 약 1년여간 가짜 여행상품 누리집(lleoburnettt.com), 동남아 여행 숙박 누리집(triphostkr.com)을 만들어 피해자들이 가입하도록 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동남아에 있는 숙박업소에 투자하면 이를 운영해 나온 수익을 주겠다고 속였다. 초기에는 실제 수익이 발생해 배당을 주는 것처럼 돈을 주기도 하며 신뢰를 쌓다가 피해자들이 목돈을 투자하면 연락을 끊는 수법을 썼다. 경기북부경찰청이 계좌를 동결하는 등 수사를 시작하자 이들은 조직을 해산시킨 후 캄보디아 근처 라오스 등으로 옮겨 비슷한 범행을 하거나 베트남과 태국에서 불법 체류하며 또 다른 조직에 가입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조직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수만 192명에 금액은 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총책이 운영한 B 조직은 2024년 4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유명 기업 상표를 딴 조건만남 플랫폼(당근만남, 출장의 민족, 쿠팡로켓매칭 등)을 만들어 가입을 유도한 후 조건만남 명목으로 가입비와 인증비 등을 편취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가입 의사를 밝히면 가입비를 받고, “철저한 인증이 필요하다”며 여러 절차를 진행했는데 이 중에는 1차원적인 미니게임도 있었다. 경찰은 “흔히 온라인 사이트 가입 인증 때 하는 매크로 방지용 그림 맞추기나 숫자 입력 같은 개념과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단한 것처럼 보이는 이 절차는 실제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도록 조작됐다. 피해자가 인증에 실패하면 “당신이 실수해서 함께 가입 시도를 하던 다른 사람들도 피해를 봤다”고 몰아세우고 이를 복구하려면 추가 금액이 필요하다고 계속 돈을 뜯어내는 수법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B 조직이 저지른 범죄로 발생한 피해자는 147명, 피해 금액은 64억원이다.
이들 두 조직은 공통적으로 총책이 조직원들에게 관리자와 팀장, 팀원 등의 직급을 부여했다. 또 조직원들을 개발자와 홍보팀, 실행팀, 재무팀 등으로 나눠 역할을 분담시켰다. 체포된 피의자들은 대부분 20대로, 감금과 고문을 당하며 강제로 범행을 저지른 사례는 현재까지 없으며, 도박 빚 등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려 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한 조직원 157명 중 52명은 불구속 송치했으며 신원과 범죄 행각은 드러났지만, 아직 해외에 체류 중인 피의자 63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와 함께 총책 등 해외에 있는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에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등 추적 수사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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