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암’으로 알려진 갑상샘암, 모두 느린 건 아냐

신영경 기자 2026. 1. 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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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진단과 맞춤형 치료 중요
갑상샘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갑상샘암은 흔히 '거북이 암'이나 '착한 암'으로 불린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모든 갑상샘암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암의 종류와 위치, 전이 여부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막연한 낙관이 오히려 치료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갑상샘암은 대부분 정기 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세포의 형태와 성질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으로 나뉘는데, 이중 유두암이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유방갑상선외과 허성모 교수는 "유두암은 진행이 느리고 완치율이 높은 편"이라며 "수술만으로 완치치가 가능하지만, 목 주변 림프절로 잘 전이된다"고 설명했다.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여포암'은 유두암보다 더 공격적이다. 림프절로 전이되는 사례는 드물지만, 혈액을 통해 폐나 간, 뼈 등 장기로 퍼질 위험이 있다. '수질암'은 갑상샘을 구성하는 C세포(부여포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예후가 좋지 않아 빠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다른 내분비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가장 치명적인 건 '미분화암'이다. 전체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즉각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암 유형·전이 여부 따라 위험도 달라

유두암처럼 치료가 상대적으로 쉬운 암이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허 교수는 "종양이 혈관, 신경, 기관지 등 중요한 구조물과 가까이 있거나 주위 림프절로 전이되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드물지만 분화암이 공격적인 미분화암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진단은 먼저 갑상샘 초음파로 종양의 모양과 위험 소견을 확인한 뒤 세침흡인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여포암은 일부 세포가 아닌 종양 전체를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한다. 초음파와 세침흡인검사에서 여포암이 의심되면 확진을 위한 수술을 권장하기도 한다.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유두암은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갑상샘을 부분 절제하거나 전절제한다. 주위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림프절 절제도 함께 시행한다. 갑상샘 전체를 제거한 경우 갑상샘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칼슘 수치 유지를 위한 약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종양이 크고 주변 조직을 침범했거나 림프절 전이 소견이 있을 땐 방사성 요오드 동위원소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재발과 전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대처다. 항암제나 분자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허 교수는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암이라는 인식이 '천천히 치료해도 된다'는 오해로 이어져선 안 된다"며 "막연한 불안이나 낙관보다 객관적 검사 결과를 토대로 신속하게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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