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27년형’ 브라질 보우소나루가 들고 온 새로운 감형 전략···책 한 권에 ‘-4일’?
1년에 11권 한도···최대 44일까지 감형 가능
과거 “책 읽은 지 벌써 3년 됐다” 등 발언 소환

2022년 대선 패배 후 새 정부 전복을 꾀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독서 감형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 G1,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제출한 독서를 통한 형량 감면 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했다. 브라질 교정 당국 홈페이지를 보면 이 제도는 노동, 학습, 독서 등 활동을 통해 수감자의 형기를 일정 기간 줄여주는 교화 정책 중 하나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책 1권당 형기를 4일 깎아주는데, 1년에 최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은 12권으로 정해져 있다. 다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수감된 브라질리아 연방구의 경우 연간 11권이 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연간 최대 44일 감형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감자가 이 제도에 따라 형량을 줄이려면 독서 후 감상문을 써야 한다. 독후감은 각 지역 교육청에 소속된 모국어(포르투갈어) 교사 평가를 받게 된다. 독서 대상이 되는 도서 목록은 형량 감면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맡은 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선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독서 대상 목록에는 <전쟁과 평화>(레프 톨스토이), <로미오와 줄리엣>(윌리엄 셰익스피어), <죄와 벌>(표도르 도스토옙스키) 같은 고전과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원제 ‘Ainda estou aqui’·마르셀루 후벤스 파이바) 같은 브라질 대표 문학서 등이 포함돼있다.
이 프로그램은 브라질리아 연방구에서 2018년 ‘독서가 자유를 준다’는 이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고 G1은 전했다. 2021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군사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지지자를 선동해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키고 룰라 대통령 암살 계획에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징역 27년 3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최근 여소야대 의회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복역 기간을 줄이는 법안이 통과됐으나, 룰라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다시 입법부 손에 넘어갔다.
가디언은 “보우소나루 변호인단이 브라질 형법을 공부한 끝에 감형받을 방법을 찾아냈다”며 “단 한 가지 문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독서광으로 알려진 적 없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과거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책을 읽은 지 벌써 3년이 됐다” 등 말을 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독서 대상 목록을 두고도 “전직 공수부대원 출신으로 민주주의, 소수자, 아마존 열대우림, 예술에 대한 적대감으로 악명 높은 그가 달가워할 리 없다”고 전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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