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릉 해안길 완성

강릉의 해안선은 길이가 64.5㎞, 150리가 넘는다. 주문진에서 옥계까지 눈부신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그런데 빼어난 풍치에도 사각지대처럼 유독 빛을 보지 못하는 곳이 있다. 남항진∼강동면 안인 사이, 남대천 하구 남측 해안선이다. 이곳은 수십 년째 해안길이 끊겨 있다. 근대화를 거치며 안보 등의 필요로 비행장이 들어선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포∼정동진을 여행하려면 한참을 돌아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역사를 들춰보면 이곳 해안권만큼 유서 깊은 스토리를 간직한 해변도 드물다. 남측 강동면 ‘시동’ 마을은 지명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원래 절골이었는데, 선비가 많은 곳을 절골로 부르는 것이 마뜩잖아 절사(寺)자 앞에 말씀 언(言)을 붙여 ‘詩洞’이라고 불렀다는 지명 유래가 있지만, 연유야 어찌되었든 기품이 넘치는 마을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시동 바닷가에는 원삼국시대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의 전형인 ‘하시동 고분군(강원특별자치도 기념물)’이 있다. 바다에 면해 너른 들을 낀 이곳에 일찍이 사람들이 터 잡고 산 흔적이다.
우리나라 차(茶)문화 발상지인 한송정(寒松亭)이 이곳에 있는 것도 풍치를 고려한 옛사람들의 선택이었다. 인근의 ‘군선강(群仙江)’은 또 어떤가. 상류 단경골까지 이어지는 경치가 빼어나 먼 옛날 신라 때 화랑들이 노닐었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군선강 하구는 ‘명선문(溟仙門)’이라고 하는데, 경포 강문, 남대천 하구와 함께 바다로 나가는 강릉의 3문(門)으로 통했다. 경포호, 향호와 함께 강릉의 3호(湖)로 불렸던 ‘풍호(楓湖)’도 이곳 주변에 있었다. 1970년대 초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석탄재 처리장으로 사용되면서 호수가 매립되고, 지금은 그 위를 골프장이 차지했으니 그리운 이름만 전하는 추억의 호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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