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 신천지 간부 "국힘에 최소 5만명 가입"…할당량 못채우면 '체력훈련' / 풀버전

정해성 기자 2026. 1. 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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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저희는 신천지 전직 간부로부터 국민의힘 당원 가입 명부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최근 5년간 최소 5만 명의 교인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는 것이 이 간부의 주장입니다. 명부엔 이름과, 전화번호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도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당원 모집에 '필라테스'라는 작전명까지 붙였습니다.

정해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정해성 기자]

경기 과천에 있는 신천지 요한지파 건물입니다.

서울 사당과 과천 등을 담당하는 요한지파는 신천지 12지파 중 본부 격입니다.

JTBC는 요한지파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에 개입한 전직 간부 이모 씨를 만나서 인터뷰했습니다.

2023년 5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있는 총회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이번엔 조금 특이하게 단순히 당원가입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그런 당원으로 가입을 시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고.]

교회마다 최소 교인 절반 이상은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야 하는 '할당량'도 제시됐습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재적이 약 300명 정도 됐었는데 저희 지역에서 목표로 가입시켜야 하는 할당량이 150명이었습니다. {목표는 달성하셨나요, 당시에?} 목표를 달성했었습니다.]

JTBC는 실제 해당 간부가 직접 작성한 당원에 가입한 명단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서울 사당, 신사, 신림 등 지역과 경기 군포, 의왕 등으로 지역을 나눠 정리한 파일입니다.

신도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등 정보가 적혀있습니다.

당원 가입은 절대적 비밀이라며 '필라테스', '빨간색 당' 같은 단어가 쓰였습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국민의힘이라고 하지 말고 빨간색 당. 빨간색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비유적으로. 당원가입시키는 이 프로젝트는 내부 은어로 필라테스 동호회 회원가입을 하는 것처럼…]

취재진과 만난 간부는 간부회의 강조사항 메모도 공개했습니다.

이른바 작전명은 '필라테스 유의사항'.

문자로 절대 권유하지 말고, 녹음도 주의하라는 부분도 보입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최소로 잡았을 때 (전국적으로) 5만명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대선 그전부터 당원가입이 됐었던 거고.]

22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23년엔 당권 경쟁이, 24년엔 총선이 있어 신천지는 23년을 중요한 기회로 판단한 거로 보입니다.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신천지 측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저희 취재진은 당원을 모집한 간부뿐 아니라 일반 교인들도 만나봤습니다. 당시 교단은 말 그대로 '총동원령'을 내리며 사활을 걸었다고 했습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야간에 집합해 '체력훈련'같은 기합을 받았고 "지옥에 간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습니다.

윤정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윤정환 기자]

2023년 5월부터 본격 시작된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은 연말까지 이어졌습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지파는 매일 밤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자정 넘은 시간에도 모여서. 이제 회원들 명단을 하나하나씩 보면서 왜 가입을 못 시켰는지…]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체력 훈련' 같은 기합도 받았습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교관들이 이렇게 포진이 돼 있어서 마치 유격 훈련받는 것처럼 코스를 밤새도록 돌아야 하는…]

취재진이 만난 신천지 일반 신도들은 당시 끔찍한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신천지 평신도 A : 너 이러다 지옥 간다고. (서울 불광천에서) 사람 없는 새벽에 오리걸음 시키거나. 이쪽으로 이렇게 쭉 가서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신천지 평신도 B : (간부가) 이걸 못 채우면 자기 큰일 난다고. 전체적으로 내부가 지금 이걸로 비상이라고.]

당원에 가입하지 않은 청년 명단은 따로 관리했습니다.

신천지 총동원령 배경엔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있습니다.

단체 활동을 엄격히 금하던 시기 신천지 예배가 논란이 됐고, 이만희 총회장은 경찰 수사를 받으며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했습니다.

[이만희/신천지 총회장 (2020년 3월) : 여러분들에게 엎드려 사죄를 구하겠습니다.]

당시 이만희 총회장 손목에 차인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도 논란이 된 가운데 문재인정부 시절 신천지는 신도 수가 급격히 줄어든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신천지는 대선 등 주요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전직 간부의 설명입니다.

[이모 씨/신천지 전직 간부 : 당원 가입 시킬 때 우리 성전이 (코로나 때) 폐쇄당한 것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잘 이야기해라. 우리가 책임당원이 되어야 빨간 당에 들어갔을 때 우리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앵커]

신천지 교인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JTBC의 취재로, 구체적인 시점과 인원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대거 정당으로 들어간 건지 그 동기가 중요해 보입니다. 이자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신천지가 왜 국민의힘 당원 가입에 사활을 걸었는지부터 짚어볼까요.

[이자연 기자]

'이른바 필라테스 프로젝트'. 지침 보여드리겠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 본 것에 대한 권리회복"같은 명분을 내세워서 설득하라는 지침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이만희 총회장 손목에 차인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도 언급됐는데요.

신천지는 20여년 전부터 보수정당과 가까웠지만 당원 가입의 도화선이 된 건 코로나를 겪으면서입니다.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를 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는 '원수'가 되고, 압수수색을 막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우리 편'으로 간주된 건데, 잠깐 들어보시죠.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2022년 2월) : 신천지가 코로나 방역을 방해했을 때 분명히 법무부 장관이 압수수색 하라고 지시했는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후보가) 거부했다. 진짜로 압수수색 안 한 이유가 뭡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후보 (2022년 2월) :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요. 그거 완전히 '쇼'입니다. 왜냐하면 압수수색 지시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하는… 기자들이 그때 다 웃었습니다.]

이 기조가 2021년 국민의힘 집단 당원가입, 2023년 5월 '필라테스 프로젝트'로 이어진 겁니다.

제가 만난 신천지 핵심 간부 출신 인물은 과천 땅에 성전을 짓기 위해 건물 용도변경을 하는 등 구체적인 숙원사업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앵커]

2023년 집단 입당은, 특히 '책임당원' 만들기에 집중이 됐던 거잖아요?

[이자연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23년도 자료들을 보면 '회비는 꼭 자동이체할 것', '대납 절대 안 됨', '신용불량자는 안된다' 등 당비를 내야 한다는 걸 여러 차례 강조합니다.

당시 보고서 보면 한 여성 신도가, 1년에 만 원 당비 내는 것이 부담된다고 하소연했는데 "성전이 없어서 카페나 식당 다니다 보면 그보다 돈이 훨씬 더 든다"는 식으로 설득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심지어 당비 자동이체 내역이 적혀있는 은행 앱 캡처까지 보고받았습니다.

[앵커]

일반당원과 책임당원의 가장 큰 차이는 당내 선거 투표권 유무잖아요?

[이자연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2023년엔 책임당원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이전까진 당대표 선거에서 당원투표가 70%만 반영됐는데, 이 시기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100% 당원 투표로만 진행한 겁니다.

집단 가입한 인원들을 동원해서 신천지가 어떤 조직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는지에 수사가 집중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수사는 이번 주부터 속도가 붙겠죠?

[이자연 기자]

네, 내부고발자들과 전 간부들부터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천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밀어주고' 대신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규명하는 게 합수단 수사의 핵심입니다.

특히 앞서 JTBC가 이만희 교주의 '황제 준법 교육'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데요.

횡령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 받은 이만희 총회장이 침대까지 설치된 전용 별실에서 교육받는 등 특혜를 받았단 내용입니다.

또 앞서 언급했듯 책임당원이 된 신도들을 동원해 특정 정치인에 투표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는지도 수사로 확인해야 할 대목입니다.

[앵커]

당원 5만명이면 적지 않고 상당한 인원수죠. 당내에 어떤 선거라던가 이런 걸 좌지우지할 수 있고요. 또 당 밖에 선거 절차에도 여러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보입니다. 계속 취재가 필요할 거 같네요.

[PD 김성엽 조연출 김나림 영상취재 이지수 박재현 김준택 영상편집 원동주 영상디자인 조영익 황수비 김관후 영상자막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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