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없는 '쉬었음 중년' 증가세 가장 가팔라…"이력서 천 번 넣어도 구직 실패"
【 앵커멘트 】 나를 원하는 직장이 없다는 서글픔은 청년뿐 아니라 중년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중년'은 연간 70만 명에 육박하는데요. 못마땅한 일자리라도 구하지 못해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50대의 나이에 서울의 한 호텔에서 시설 관리 업무를 시작한 김현철 씨.
20여 년간 인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손은 이제 객실 점검과 침구류 운반을 떠안았습니다.
실직 후 몇 개월간 이력서 천여 건을 넣었는데도 불러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현철 / 호텔 사원 - "연락이라도 오면 좀 희망이라도 가질 텐데. 아침마다 일어나면은 출근하는 사람들 보면서 너무 부러웠어요. 희망이 안 보이니까 자포자기하게 되는 마음이…."
한창의 나이에도 갈 곳 없는 중년은 곳곳에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현규 / 50대 실직자 - "(어디서든) 좀 젊고 경력 있는 사람들을 쓰려고 할 텐데. 나이 먹은 사람들을 쓰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 스탠딩 : 안병수 / 기자 -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40대와 50대, 이른바 '쉬었음 중년'은 70만 명에 육박합니다.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는 청년층과 달리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쉬는 경우가 가파른 증가세입니다."
단순 노무직도 구하기 어려운 게 현주소지만 고용 정책은 청년 쪽에 크게 기울었습니다.
대표 사업인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규모는 9천억 원, '쉬었음 청년' 지원 사업도 8백억 원인데 중장년 사업은 모두 합쳐 5백억 원뿐입니다.
부족한 예산은 일회성 대책을 낳습니다.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도입한 경력지원제는 나이 제한에다 최대 3개월만 지원해 계속 고용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현장에서는 "실무 인력을 뽑고 싶지만 중장년층은 관리 직군에 집중돼 있다"며 직업 재교육이 절실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중년의 취업문이 계속 좁아지면 결국 사회적 부담이 증가한다는 경고도 잇따릅니다.
▶ 인터뷰 : 김강식 /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 "사회 보장 이런 것이 증대될 수밖에 없고. 기존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결국은) 국가 재정의 건전성이 약화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7만 명 늘어난 동안, 중년 취업자는 7만 명이 사라졌습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홍종원 VJ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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