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트럼프 임기 3년 남았다

양훈도 논설위원 2026. 1. 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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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훈도 논설위원

식민지 백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을 받았다. 그는 "이 상은 우리 황제가 받아야 마땅하다"며 식민본국 황제를 알현한 자리에서 상을 상징하는 메달을 바쳤다. 황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고귀한 마음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나 상은 그대의 것이다. 메달은 받은 것으로 하겠다. 도로 가져가라."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에게 자신이 수상한 2025년 노벨평화상 메달을 증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노벨상 메달을 기꺼이 접수했다. 황제의 위엄 따윈 없었다. 노벨평화상 메달을 취임 1주년(1월20일) 선물이라 여긴 걸까. 스위스 출신 사업가이자 적십자를 창설한 인도주의 활동가 앙리 뒤낭과 프랑스 경제학자이자 평화운동가 프레데리크 파시가 1901년 첫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래 가장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197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레둑토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미국과 베트남 간 파리 평화협정이 그 해 1월 체결되었고, 그 공로로 헨리 키신저와 레둑토가 공동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키신저만 상을 받으러 오슬로대학교(당시 평화상 시상식 장소)로 갔다. 시상식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 평화협정은 파탄 났다.

설령, 조국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서슴없이 바치겠다는 게 본심이었더라도, 상대가 식민지 백성의 메달을 돌려줄 정도의 배포와 아량을 가진 인물이어야 통하는 얘기다. 마차도는 자신이 상대하는 인물을 파악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안목이 아니라 업적으로 수상자를 정하는 노벨평화상의 맹점이랄까. 메달이 넘어갔어도, 베네수엘라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마두로 없는 마두로 체제로 굴러갈 것이다. 마차도가 다음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면, 그건 노벨평화상에 대한 또다른 모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8개 동맹국에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유럽 무역협정도 중단한단다. 트럼프 취임이래 세계는 1년 내내 '관세전쟁'에 시달렸다. 동맹에게도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빅 브라더의 슬로건(조지 오웰 <1984>)이 새로운 세계 질서가 되려는 걸까? 트럼프는 유엔을 대체할 국제기구도 내놓았다. 여기 참여하려는 국가는 최소 10억 달러를 내야 한다. 그의 임기가 아직 3년이나 남았다.

/양훈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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