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배우십시오"…법정스님 온기와 향기 담긴 '붓장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도자에게 있어 고독은 그림자 같은 것이겠지요. 고독하지 않고는 주님 앞에 마주 설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중략) 배부른 상태에서는 고독을 느끼지 못합니다. 주린 자만이 고독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고독을 배우십시오."
법정스님이 이해인 수녀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보낸 육필 서한 90여 편, 남은 먹물을 버리지 않고 써 내려간 선묵(禪墨) 10여 편이 기획전 '우리 곁에 법정스님-붓장난'에서 공개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덕조스님이 찍은 법정스님의 생전 모습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9/yonhap/20260119162049004murq.jpg)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수도자에게 있어 고독은 그림자 같은 것이겠지요. 고독하지 않고는 주님 앞에 마주 설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중략) 배부른 상태에서는 고독을 느끼지 못합니다. 주린 자만이 고독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고독을 배우십시오."
올해로 열반 16주기를 맞는 법정스님(1932∼2010)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나 강원용 목사 등과 종교를 초월한 교분을 나눴다.
시인 이해인 수녀도 법정스님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정신적으로 교감했고, 힘든 순간에 법정스님의 편지를 다시 읽으며 위안을 얻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법정스님이 생전 이해인 수녀에게 보낸 편지엔 종교의 벽을 넘어 '수도자의 고독'을 공유하는 이해인 수녀에 대한 위로와 조언이 담겨있다.
![법정스님이 이해인 수녀에게 보낸 서한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9/yonhap/20260119162049345bmvp.jpg)
법정스님이 이해인 수녀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보낸 육필 서한 90여 편, 남은 먹물을 버리지 않고 써 내려간 선묵(禪墨) 10여 편이 기획전 '우리 곁에 법정스님-붓장난'에서 공개됐다.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가 19일부터 3월 21일 서울 성북구 갤러리 스페이스 수퍼노말에서 여는 이번 전시회는 길상사에 '무소유 문학관' 건립을 준비하면서 법정스님의 흔적을 모으는 작업의 출발을 알리는 기획이기도 하다.
맏상좌인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 등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 봉은사 다래헌에 머물던 시절 인연을 맺은 신도들에게 보낸 편지엔 엄격하고 꼿꼿했던 법정스님 내면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전시 개막 직전 기자들과 만난 덕조스님은 "법문은 냉정하고 차갑게 하시지만 편지에선 다정다감하고 따뜻하셨다"며 "새로운 스님의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덕조스님은 법정스님이 '붓장난'이라고 표현했던 편지들이 "단순한 편지가 아니라 사람의 지혜와 연민, 그리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조용한 법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불교 동아리 시절 봉은사에 수련회를 갔던 것을 계기로 법정스님과 10여년간 편지를 주고받았던 백경임(75) 씨는 "당시 스님이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많이 쓰셔서 편지 부치는 심부름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스님의 편지에선 언제나 향내가 났다"고 회고했다.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 남이야 했건 말았건 상관하지 말라. 다만 내 자신이 저지른 허물과 게으름만을 보라" 등 먹으로 쓴 스님의 단상들, 전남 순천 송광사 불일암 건립 당시 시주한 이들의 이름과 금액까지 하나하나 기록한 친필 상량문도 전시됐다.
![법정스님이 남길 글과 그림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9/yonhap/20260119162049741uouj.jpg)
투병 당시 침대 위에 앉아 기도하는 스님의 모습 등 덕조스님이 찍은 스님의 사진들도 만날 수 있다.
전시실 한쪽에는 법정스님이 불일암 수행 당시 직접 만들어 사용한 '빠삐용 의자' 모형과 사진작가 준초이의 반가사유상 사진이 있는 '침묵의 방'도 꾸며졌다.
준초이 작가는 생전 법정스님을 떠올리며 "차갑게도 보였던 스님의 투명한 눈빛은 다 버리고 버린 후 남은 알갱이, 인간의 삶에서 도달하는 궁극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성실한 동창이었는데" 트럼프 만찬장 총격범 명문대 조교 출신(종합) | 연합뉴스
- 케냐 사웨, 런던 마라톤서 1시간59분30초…마라톤 2시간 벽 깼다(종합) | 연합뉴스
- 가평 골프장서 10만명 개인정보 유출…북한 해킹 가능성 | 연합뉴스
- 광역 선거서 경북 뺀 대부분 與 우세…영남선 보수결집 흐름(종합) | 연합뉴스
- 15m 거리 동료 샷에 20대 실명…캐디 과실치상 혐의 벌금형 | 연합뉴스
- 전 여자친구 집 침입해 고양이 때려죽인 20대 '징역형 집유' | 연합뉴스
- 강남 초등학교 100m 앞 '사이버 룸살롱'…막을 법이 없다 | 연합뉴스
- '한때 측근' 터커 칼슨, 트럼프 직격…"네오콘의 노예 됐다" | 연합뉴스
- 이대 멧돼지·탄천 너구리·관악산 들개…서울 빈번 출몰 지역은 | 연합뉴스
- "불타는 미확인 물체 추락"…밤하늘 별똥별 추정 목격담 이어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