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맥도날드 입점에 숨겨진 '노벨상 이론'?...'기형도시' 세종시, 비정상의 정상화 시작됐다!
● 빅맥 못 먹으면 죽는 병 걸린 세종시? 바보야! 문제는 '인간의 본능'이야
대한민국 행정수도 세종시! 그 세종시에 드디어 맥도날드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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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타 지역민들로부터는 '맥도날드 들어오는 게 뉴스냐'와 같은 비아냥 섞인 반응이 뒤따라옵니다. 사실 세종시에는 이미 '햄버거집'이 존재합니다. KFC와 버거킹 등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이 분명 존재하죠. 그런데도 세종시민들의 '맥도날드 타령'은 멈출 줄 몰랐던 것 또한 사실이긴 합니다. 오죽하면 시 의회에서까지 이 문제가 도시 주요 안건으로 거론될만큼 말이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재형 세종시의원은 지난해 2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대한민국 정치·행정수도 세종시에는 아직까지 맥도날드가 없습니다"라고 분개하며 "세종 시민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려면 대전이나 청주 같은 인근 도시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세종시 시민들의 민원사항을 밝히기도 했었죠.
도대체 세종시는 왜 이렇게 맥도날드에 집착했던 걸까요? 세종시민들은 햄버거 중에서도 콕 찝어서 '빅맥' 안 먹으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던 걸까요? 그 진정한 배경에는 놀랍게도 세종시 조성 당시의 근본적인 한계와 함께 노벨경제학 수상자의 주요 연구대상이기도 했던 인간의 '본능적 소비심리'가 결합되어 있었습니다.
● 한국맥도날드야…내 가오좀 살려줘라 제발

세종시 시민들이 맥도날드에 집착했던 첫번째 이유! 바로 맥도날드의 부재야말로, 세종시가 '정상 도시'로서 기능하지 못한다는 사회적 낙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세종시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중에서 유일하게 맥도날드가 없는 '노맥도시'였기 때문이죠. 동격인 광역시가 아닌 더 하위 행정단위와 비교하면 더욱 처참해집니다. 같은 충청 지역에서 세종시 인구의 10분의 1 도 안 되는 인구 3만 7000여명 가량의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에도 맥도날드 매장이 있는데, 앞으로 청와대도 오고 국회도 온다는 '행정수도' 세종특별자치시에는 맥도날드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세종시민들이 맥도날드를 갈망했던 '진정한 이유'는 아닙니다. 그 진정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2002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상실이론'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갈망'을 부르는 건 '결핍'이 아닌 '상실'

사실 대니얼 카너먼은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경제효과로 귀결되는지를 검증해내서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이죠. 대니얼 카너먼의 상실이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간단합니다. '이익을 통한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이 2.5배 더 크다'. 즉, 인간의 심리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재화의 '획득' 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물건의 '상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세종시의 신규 유입 인구의 절대다수인 공무원층과 그 가족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세종시로 행정기관이 이전하면서 따라온 공무원과 그 가족의 삶에서 '기존에 누리던 인프라'가 사라진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심리적 고통 요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 (KDI) 부동산 자문을 맡고 있는 김인만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그동안 세종시의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다' 라고 일축했습니다."맥도날드는 편의성의 상징과 같기 때문에 '들어와야 될 게 안 들어왔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힌 김 소장은 "요즘 시대에 지방에도 다 들어와있는 맥도날드가 없다는 건 깜짝 놀랄 일이다. 그만큼 세종시가 정상적인 도시가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촌철을 쏟아냈습니다. 즉, 세종시는 신규 유입된 인구들이 '상실'로 인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일종의 '기형 도시' 상태였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고통에서 비롯되는 '갈망'을 경제학 용어로는 '수요'라고 표현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수요를 노리고 버거킹과 KFC 같은 다른 햄버거 프렌차이즈 업체가 입점하기도 했었죠. 그렇다면 넘치는 수요에도 어째서 유독 맥도날드만 세종시를 외면해 왔던 걸까요?
그것은 잘못된 도시설계가 불러온 일반적이지 못한 도시구조, 마찬가지로 공무원 인구로 도시 가 확대된 세종시의 태생적 특성과 더불어, 맥도날드의 경영 전략이 결합되어 최악의 시너지를 뿜어낸 결과물이었습니다.
● 상가는 적은데 많아요, 공무원은 많은데 적어요..기기묘묘했던 '슈뢰딩거의 세종시'

맥도날드가 세종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근본적 이유! 바로 맥도날드가 입점을 원하는 상권 입지의 부재였습니다. 정확히는 도시계획 설계 미스로 인한 '상권의 파편화'가 그 이유였죠.
세종시는 초기 설계 당시 2% 수준으로 상업용지가 설계되었습니다. 타 도시의 상업용지 비율이 7%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의도적으로 매우 적게 설계된 셈이죠. 애당초 그렇게 설계했던 이유는 상권의 집중화를 통한 빠른 개발 효과를 노렸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상권의 집중화'를 기대하고 상권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렇게 치솟은 분양가는 임대료 상승으로 직결됐습니다. 문제는 기대 배후수요의 수익성을 압도할 만큼 임대료'만' 치솟았다는 점이죠.
세종시 착공이 본격화되면서 용적률을 극한까지 활용하기 위해 주상복합건물 건설이 이어졌고, 이는 비상업 용지에서의 상가 과잉공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잉공급은 원래 의도했던 상권의 중앙화가 아닌 상권의 파편화로 이어졌고 결국 세종시는 '공실의 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세종시의 주요 신규 유입 인구였던 '공무원'의 특수성 또한 상권 형성의 어려움에 한몫을 더했습니다. 정부기관 이전으로 공무원 인구가 대거 증가하긴 했지만...
이들의 소비패턴은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빠듯한 점심시간에 굳이 공관 외부 상권에서 식사를 하느니, 저렴하고 가까운, 거기다 메뉴까지 빵빵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더구나 세종시로 가족 모두가 완전 이주하는 것이 아닌 '기러기 생활'을 이어가며, 주말이면 가족을 만나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주말 상권도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물론 세종시 또한 이러한 현상을 손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세계적인 건축가를 동원해 '랜드마크 상권'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세종시로 '찐 이주'를 한 공무원과 가족들의 유입 자체는 증가했지만, 앞서 말했던 '상권의 파편화' 문제와 결합되어 세종시 상권이 아닌 인근의 대전 상권을 이용하는 생활 패턴이 고착화되어가고 있었죠.
이렇게 파편화된 상권과 더불어 세종시가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설계된 것 또한 맥도날드의 '출점 전략'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요소였습니다.
맥도날드는 2015년 이후 신규 매장의 80% 이상을 '드라이브 스루 매장'으로 채우겠다는, 드라이브 스루 단독 매장 우선 오픈 전략을 고수해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역사와 전통의 '서울 신촌역 맥도날드'가 폐점했던 일 또한 그러한 매장 운영 전략의 일환이었죠.
그 와중에 세종시는 '대중교통 우선도시'를 천명했으니,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원하던 맥도날드와의 궁합은 최악이었죠. 가뜩이나 맥도날드가 '도보권 복합상권 입주 매장'을 줄이고 있던 차에, 핵심 상권마저 없었으니…맥도날드로서는 세종시에 드라이브 스루가 아닌 '일반 매장'을 입점시킬 이유 또한 없었던 겁니다.
여태까지는 말입니다.
●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햄버거겠지만…
여기까지 정독해 주신 분이라면 어렴풋이 짐작했겠지만, 그렇기에 이번 세종시의 '맥도날드 입점'은 각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세종시가 여태까지 품어왔던 기존의 문제점들이 실제적으로든 제도적으로든 하나둘씩 개선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죠. 또한 이러한 '정상화' 수준이 '빅맥 지수'라는 국제 지표로 사용될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로서의 위상을 지닌 맥도날드에게 낙점을 받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노맥도시' 세종시에 촌철을 날렸던 김인만 소장은, 다시금 과거의 세종시의 대한 따끔한 촌철과 함께 현재의 세종시 상태를 다음과 같이 진단했습니다. 김 소장은 그동안 세종시의 맥도날드 부재상황에 대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주말이면 본가 주거지로 돌아가는 공무원 중심의 수요 때문에 생긴 기형적인 '공무원 중심 도시'의 면모였다."라고 정의했습니다. 동시에 "이제 지금이라도 맥도날드가 생겼다고 하니까 정상적인 도시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세종시가 가지고 있던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작됐음을 시사했습니다.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이 남겼던 말입니다.
그리고 2026년. 세종시에 맥도날드가 들어옵니다.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햄버거겠지만, 앞으로 시작될 '행정수도' 세종시의 위대한 도약, 그 서막의 신호탄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TJB 대전방송
황승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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