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항공청, ‘민원인 개인정보 무단활용 의혹’ 주무관 내사 착수
개인정보보호법 금지행위 대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사실관계 파악 중, 국토부에도 보고… 법 위반 확인 시 처벌 수위는 심의 필요”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서울지방항공청(이하 서울항공청)의 한 주무관이 민원인의 개인정보(주소)를 무단으로 취득해 해당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소송에 활용한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서울항공청(서항청)에서는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주무관의 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서울항공청 주무관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A씨는 유튜버로, 채널명 '위험한 부동산'의 운영자다. A씨가 운영하는 해당 채널은 국내 유명 해수욕장 일대의 상인들이 국유지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논란은 지난해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지난해 4∼5월께 인천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초경량비행장치(드론)를 비행했다. 을왕리해수욕장 일대 식당가에서 정부 또는 시유지를 민간 주차장처럼 이용하는 행태를 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진다. A씨는 이 과정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송출했고, 시청자들 중 일부가 '드론 비행 승인 여부'를 지적하면서 국민신문고 등으로 민원을 접수했다. 이로 인해 A씨는 서울항공청으로부터 비행 허가 여부에 대해 소명하라는 전자메일(이메일)을 받았다. 그는 사전에 서울항공청으로부터 비행 허가를 받은 관련 서류를 첨부해 회신했다.

문제는 전산오류 등으로 인해 서울항공청과 A씨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A씨는 서울항공청을 방문해 담당주무관을 포함한 서울항공청 관계자와 3자 면담을 진행했다. A씨는 서울항공청 관계자와 면담 과정을 녹취했고, 해당 음성파일을 편집해 유튜브에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선 서울항공청 관계자의 근무 부서(서울항공청 항공안전과)만 공개됐을 뿐 이 외의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서울항공청 주무관이 유튜버 A씨가 올린 영상을 문제 삼으면서 고소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실제로 B씨는 유튜버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제기한 소송의 원고 소가는 8,000만원이다. 유튜버 A씨는 이 같은 내용 역시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주무관 B씨는 민원인 유튜버 A씨의 신원과 주소를 특정하고 고소를 했는데, 이 과정에 A씨는 단 한 번도 서류를 송달받지 못했고 변론도 하지 못한 채 소송에서 패소했다. A씨가 소송과 관련한 서류를 송달받지 못한 이유는 서류 송달 주소가 A씨의 '과거 사업장 주소'였기 때문이다. 소송 관련 서류가 보내진 주소는 A씨가 2024년 8월까지 사업장으로 활용한 장소로, 이후 이사를 하면서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다른 임차인이 사용 중인 곳이다. 이 때문에 소송 관련 서류는 A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고, 공시송달처분으로 재판이 진행돼 최종적으로 A씨는 소명조차 하지 못한 채 패소했다. 채무 금액은 500만원이며, 소송 비용의 70%를 A씨가 부담해야 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문제는 서울항공청 주무관 B씨가 유튜버 A씨의 과거 사용한 사업장 주소를 어떻게 취득한 것인지 불명확한 점이다. A씨가 법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B씨의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에서 유튜버 A씨의 주소와 관련해 사실조회가 진행된 것은 확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서울항공청 주무관 B씨) 측에서 해당 주소를 기재해서 소를 청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 관계자는 A씨에게 "원고(B씨)가 어떻게 A씨의 주소를 알았는지와 관련해서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는 유튜브 채널을 익명으로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고, 주소도 공개한 적이 없다. A씨는 "영상에 제가 등장하긴 하지만 (영상 제작을 위해 섭외된) 배우인지, 성우인지, 채널의 실제 운영자인지 구글 측으로부터 신원정보를 받지 않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서울항공청 주무관이 자신의 주소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그 결과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당사자(서울항공청 주무관 B씨)에게 주소를 받았다"며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공무원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임의로 취득해 이를 활용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금지행위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법 59조 금지행위에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 훼손, 멸실, 변경, 위조 또는 유출하는 행위가 포함돼 있다.
서울항공청 주무관이 민원인인 유튜버 A씨의 주소를 무단으로 취득·활용한 것이라면 개인정보 보호법 59조 3호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에 해당될 수 있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 동법 제71조 벌칙 부분에 명시돼 있다.
아울러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민원처리법) 제7조 정보보호 조항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 처리와 관련해 알게 된 민원의 내용과 민원인 및 민원의 내용에 포함돼 있는 특정인의 개인정보 등이 누설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며, 수집된 정보가 민원 처리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존재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항공청에서도 해당 유튜브 영상을 확인했고, 현재 해당 주무관 B씨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항공청 관계자는 "관련 유튜브 영상을 확인하고 우리도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당사자(서울지방항공청 주무관 B씨)가 실제로 민원인의 주소를 임의로 취득해 소송에 활용한 것인지, 다른 방법(정당한 절차)으로 했는지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우리 청 차원에서 조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현재로써는 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고 처벌 수위에 대해서도 확답할 수 없다"며 "개인정보법을 위반한 것이 확인된다면 수위에 따라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며, 관련 기관 등을 통해 확인 및 자문을 받아 주무관의 행위가 징계 대상에 해당된다면 심의위원회 열어서 내외부 위원의 의견을 취합해 처벌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단순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고,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조사 단계"라며 "지금은 법 위반 여부를 단정 지을 수 없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도 보고가 되며, 감사실에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본지는 서울항공청 소속 주무관 B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근무 부서에 수차례 전화를 시도하는 등 입장 반영을 위해 노력했으나 당사자와 연결은 되지 않았고, 해당 주무관과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동료 직원을 통해 "당사자(주무관 B씨)가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전언만을 접할 수 있었다.
한편, 서울항공청은 지난 16일 본지의 취재가 시작된 직후 홈페이지 게시판에 '우리청 직원의 개인정보법 위반 의혹 관련 안내' 제하의 글을 올려 "유튜브 영상에서 제기된 '우리청 직원의 민원인 개인정보 무단 이용 의혹'과 관련해 현재 해당 직원을 통해 개인정보 사용 여부 등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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