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정말 살찔까? 음주량과 '이것'에 따라 다르다
매일 음주 시 연간 119g 체중 증가
소량의 음주는 체중 증가에 영향 미비
안주 적게 먹는 해외 연구 결과 한계
소량 음주해도 안주 섭취 최소화해야

사람들은 일과에 찌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친밀감을 쌓기 위해, 혹은 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해 술을 마십니다. 술은 부정적인 감정을 비교적 빠르게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음주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경제·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지난해 건강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음주로 인한 경제·사회적 비용은 2017년 13조8,000억 원에서 2021년 14조7,00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숙취로 인한 생산성 감소가 35.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나머지는 의료비와 간병비, 입원·통원에 따른 기업 생산성 감소 손실액, 음주로 인한 각종 사고와 사망에 따른 장래 소득 손실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술을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음주하면 살이 찐다는 이유로 절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술에서 나오는 칼로리는 열로 바로 소모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음주와 체중 증가는 실제로 관련이 있을까요.
스페인에서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체중을 2년 주기로 측정하고, 음주량을 포함한 음식 섭취량을 평균 6.1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매일 음주하는 경우 연간 119g의 체중 증가가 나타났으며, 음주량이 많을수록 체중 증가 정도도 컸습니다. 다만 와인의 경우 이러한 관련성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체질량지수(BMI) 18.5~25인 평균 38.9세의 건강한 중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음주량과 체중 변화를 평균 12.9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코올을 전혀 마시지 않는 집단에 비해 하루 맥주 500㎖를 1~2잔 마신 경우,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위험이 각각 30%, 27% 낮았습니다.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음주와 체중 증가의 관련성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에서는 소량의 음주는 체중 증가와 유의한 관련성이 없었지만, 과도한 음주는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또 스페인에서 평균 37세, BMI 23.5인 비만하지 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맥주 대신 물을 마시도록 한 연구에서는 맥주를 계속 마신 집단보다 비만 위험이 20% 낮았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하루 맥주 한 병 이하의 소량 음주는 체중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외국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개된 연구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행됐는데, 이들 국가에서는 음주 시 안주를 거의 먹지 않거나 소량만 섭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음주와 함께 안주를 많이 섭취하는 문화가 있어, 음주와 체중 증가의 관련성이 더 클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체중 관리를 고려한다면 소량의 음주를 하더라도 안주 섭취를 최소화하거나, 가능하다면 음주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체중 증가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피해야 할 생활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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